(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헨리 폴슨 전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이 현재 글로벌 금융서비스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나 중국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고 말했다.

폴슨 전 장관은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미국은 여전히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은행, 자산운용 등 금융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며 금융 서비스 산업의 지배적인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국내의 근시안적 정책이 역효과를 보인데다 해외에서도 치열한 경쟁에 부닥치면서 미국의 금융적 리더십이 도전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미국의 금융 리더십에 대한 도전은 런던, 홍콩, 도쿄와 같이 확립된 금융 중심지에서 이뤄졌으나 향후 몇 년 동안은 중국 본토 시장이 금융서비스 분야의 강력한 도전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폴슨 전 장관은 중국 본토 시장이 아직 선진 금융중심지와 비교하면 뒤처져있으나 뒤늦게 개방하며 우수 외국계 금융기관 유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은 대규모 부양책 없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해 금리와 위안화의 가치를 높게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이 덕분에 대규모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폴슨 전 장관은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를 예로 들면서 "앤트그룹 상장이 직전에 무기한 중단되면서 많은 투자자는 중국 시장의 위험성에 대해 인지하게 됐으나 동시에 앤트그룹 IPO의 규모는 중국이 대규모 자본을 끌어들일 능력이 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IPO 건수와 이에 따른 자금 조달 금액에서 세계 1위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미국 금융 생태계 밖에서도 대규모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은 중국과 정반대의 방향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폴슨 전 장관은 주장했다.

그는 "미국 자본시장의 힘은 미국의 안정적인 거시경제 및 재정정책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최근 미국은 근시안적 행동과 장기적인 재정 과실로 신뢰를 훼손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기업을 미국 증권거래소에서 상장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예로 들며 "이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대규모 부채를 진 상황에서 중국의 달러 수요를 줄일 수 있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매우 잘못된 시점에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전 세계 투자자들이 중국의 주식에 투자해 이익을 보는데 미국 정부 당국 때문에 미국 투자자들만 이러한 이득을 보기 어렵게 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폴슨 전 장관은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미국이 구조적인 부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미국 경제와 달러화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폴슨 전 장관은 "미국의 금융 서비스 리더십은 미국 경제의 핵심 강점"이라면서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미국의 금융시장 지배력 유지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을 현명하게 상대하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갈등을 피하고 이미 있는 기회를 이용해 더 많은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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