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한국과 미국 간의 정책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지만, 서울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채권 투자금 유출 우려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75∼5.00%에서 5.00∼5.25%로 25bp 인상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 상단을 기준으로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차는 175bp로 벌어졌다.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서울 채권시장은 역대 최대 수준의 한미 금리차에도 국내 자금 유출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미국이 간밤 기준금리를 올렸으나 미국 채권금리는 도리어 하락했다"면서 "실제 채권금리가 같이 올라갔으면 자본 유출 위험이 더 커졌을 텐데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밤 미국 10년 금리가 3.34%대를 기록했는데 한국은 3.28%대로 금리차가 크지 않다면서 "실제 금리차로 인한 자본 유출은 미미하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차가 175bp까지 벌어지리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어서 시장에 선반영됐다"면서 "환율도 오히려 FOMC 결정 이후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날 1,338원 수준에서 마감했던 달러-원 환율은 이날 오전 장중 1,326.60원까지 밀렸다.

그는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가 현재 얼마인가보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인데 한미 금리차가 175bp보다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서 "175bp라는 금리차는 달러-원 환율 1,330원에 이미 반영돼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홍철 DB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의 이번 금리 인상과 그에 따른 한미 금리차 175bp는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라면서 "시장은 절대적인 수준보다는 모멘텀이나 전망에 더 민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은 수출이 상당 기간 부진해 이미 투자 매력도가 악화됐기 때문에 유출될 자금은 이미 유출된 상황이었다고 봐야 한다"면서 "채권시장 입장에서는 한미 금리차 보다는 은행 위기가 어디까지 진행될지, 부채한도 협상이 문제없이 진행될지 등의 리스크가 훨씬 더 크다"고 분석했다.

한편 자본 유출 우려가 전혀 없다고 생각하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국과 미국 간의 금리차가 벌어지면 자본 유출에 아무래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환율과 함께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운용역은 "다만 자금이 유출되더라도 외국 자본이 나가는 형태보다는 국내 원화 자금이 미국 국채나 미국 크레딧 채권을 매수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jwyo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0시 4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