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넷플릭스의 맞수인 디즈니플러스가 내년 한국 시장에 상륙할 것을 선언하면서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해외 OTT 공룡의 공세에 맞서 국내 사업자들은 바짝 긴장하며 역량 확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를 잡기 위한 이동통신 3사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다.

이통 3사는 디즈니플러스가 공식적으로 국내 진출을 선언하기 전부터 국내 파트너사로 선정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디즈니는 지난 10일 연례 투자 발표회에서 디즈니플러스가 2021년 한국과 동유럽, 홍콩 등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디즈니플러스는 디즈니·마블·픽사·21세기폭스·내셔널지오그래픽이 제작한 영화·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8천여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유료 가입자 수 1억3천700만명을 확보해 2억 가입자를 확보한 최강자 넷플릭스에 필적할 맞수로 꼽힌다.

이에 따라 디즈니플러스를 유치하기 위한 국내 이통 3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가 디즈니플러스와의 독점 제휴를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2018년 넷플릭스 독점 제휴 이후 IPTV 점유율을 대폭 늘린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디즈니스플러스 제휴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KT는 국내 유료방송 점유율 1위라는 점을 내세우며 분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와 망 사용료 문제로 대립 관계인 SK텔레콤은 넷플릭스를 견제하기 위해 디즈니플러스와의 협상에 관심을 보인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SK텔레콤이 아마존과의 협업을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16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손잡고 11번가에서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당장의 협력 분야는 이커머스로 한정됐지만, 향후 양사 간의 협력은 OTT 부문을 포함해 다양하게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아마존 프라임은 넷플릭스·훌루와 함께 3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로 꼽힌다.

내년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진출 시 국내 OTT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서울 전망이다.

국내 시장을 주도 중인 넷플릭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가운데 상당수가 디즈니 플러스 독점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넷플릭스는 국내 OTT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한국의 유료 구독 회원 수가 330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는데, 최근 그 위상은 더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안드로이드 앱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534만7천962명으로 집계돼 작년(243만7614명)의 두 배를 넘었다.

이에 대항하는 국내 IT업계 후발주자들의 추격도 분주하다.

웨이브·티빙·왓챠·시즌 등이 경쟁 중인 국내 토종 OTT 업계에 카카오·네이버 등 새로운 경쟁자들도 시장에 발을 담그고 있다.

지난 9월 카카오톡을 통해 등장한 카카오TV는 카카오M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대거 공개하며 약 3개월 만에 누적 조회 수 1억뷰를 돌파했다.

카카오M이 SK텔레콤과 손잡고 웨이브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이, 네이버는 CJ그룹과 지분을 교환하며 자사가 보유한 IP를 활용해 드라마 등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콘텐츠를 선보이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디즈니플러스가 한국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와 한판 대결을 벌이게 되며 업체 간 전략적 제휴, 이른바 합종연횡이 쏟아질 전망"이라며 "국내 OTT 시장이 또 한 번 격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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