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재직 당시 공유주택 입주자를 비하하고, 구의역 사고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일자 결국 뒤늦게 사과했다.

다음주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과거 부적절한발언이 정치 쟁점화하자 서둘러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저소득 주거자에 대한 폄훼 발언의 수위가 높고 반노동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이란 지적이 잇따르면서 공식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변 후보자는 18일 국토부 대변인실을 통해 "4년 전 SH공사 사장 재직 시 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저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입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공개한 SH공사 건설안전사업본부의 2016년 6월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공유주택(셰어하우스) 사업과 관련된 논의 중 건축설계부장이 해외 사례를 들어 '공동 식당'을 설명하자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먹느냐, 그렇지요?"라고 반문했다.

같은날 안전하자관리상황실과의 회의에서는 구의역 사고를 언급하면서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라며 "걔(희생자)가 조금만 신경 썼었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다"고도 했다.

그는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월, 화, 수 비가 오고 우리 공기도 급하면 토요일, 일요일 일해서 돈도 벌고 우리 공기도 맞추고 싶은 것 아닌가. 그런데 5일만 하라고 하면 비 많이 오는 날 너 굶으란 이야기"라며 주5일제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변 후보자의 과거 설화에 야당은 일제히 비판하며 사퇴를 압박했다.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논평에서 "희생자 유족의 마음을 후벼파고, 저급한 노동 인식마저 가지고 있음이 드러났다"며 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정의당 장혜영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시인 심보선이 구의역 희생자를 기리며 썼던 '갈색 가방이 있던 역'이라는 제목의 시를 읽은 뒤 "부끄럽지도 않나"라며 "잘못된 과거 발언을 뉘우치고 국민 앞에 진정성 있게 사과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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