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인수·합병(M&A) 법률자문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국내외에서 거래된 1조원 이상 '빅딜'을 독식하면서 8년 연속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정부 주도의 산업구조 재편과 기업들의 구조조정 등과 맞물린 거래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넘사벽'을 입증했다.

연합인포맥스가 31일 발표한 '2020년 자본시장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완료 기준(Completed) M&A 법률자문에서 김앤장은 39조8천702억원의 거래를 자문해 1위에 올랐다.

국내외 로펌이 담당한 자문 실적의 32.03%에 해당하는 규모다.

거래 건수로도 146건을 성공시켜 100건 미만에 그친 다른 로펌을 압도했다.

자문 실적은 대금 지급이 완료된 100억원 이상의 거래를 취합해 순위를 집계했다. 공동자문을 제공한 경우 거래금액을 자문사 수로 나눠 반영했다.



◇김앤장 두산그룹 구조조정 등 대형 딜 '싹쓸이'

김앤장은 올해 국내에서 이뤄진 조 단위 딜에 대부분 이름을 올렸다.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사업재편과 비핵심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미래 먹거리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M&A에 나서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김앤장은 2조8천억원 규모의 대성산업가스 딜에서 매각자인 MBK파트너스와 인수자인 맥쿼리PE를 모두 자문했다.

2조1천억원 규모의 롯데케미칼과 롯데첨단소재 합병 건과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매각,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보유했던 KCFT를 SKC에 매각하는 거래도 김앤장의 손을 거쳐 완성됐다.

CJ제일제당이 보유했던 강서구 유휴부지 매각과 NH투자증권이 여의도 파크원 빌딩을 인수하는 굵직한 부동산 거래도 김앤장의 차지였다.

하반기 들어서는 KB금융그룹의 푸르덴셜생명 인수로 물꼬를 텄다. 이는 올 하반기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

김앤장은 두산그룹 구조조정에서 매물로 나온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두산모트롤BG, 두산메카텍, 네오플럭스가 새로운 주인을 찾는 거래도 모두 주선했다.

또 SK건설이 국내 최대 환경플랫폼 기업인 EMC홀딩스를 인수하는 딜과 우리금융지주의 아주캐피탈 인수도 최근 마무리하는 등 산업영역을 가리지 않았다.

김앤장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인수하는 4조7천억원에 인수하는 딜과 SK하이닉스가 10조원에 인텔 낸드사업부를 인수하는 딜에도 관여했지만, 아직 거래가 완료되지 않았다.

내년 실적 집계에 반영될 경우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부동산 자문 '두각'…율촌 3위로 점프

세종은 23조1천563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4년 만에 2위에 올랐다.

전체 로펌 자문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8.6%였지만 굵직한 거래를 도맡으며 3위 율촌(21조4천785억원)을 근소한 차이로 따돌렸다.

세종은 부동산 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경제 상황이 악화하자 기업들이 현금 확보를 위해 자산유동화에 적극 나서며 거래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켄달스퀘어가 부천과 고양, 용인, 이천, 김해, 안성, 평택 등 11개 물류센터 자산을 활용해 최초 물류시설 전문 리츠를 상장한 거래와 CJ제일제당 본사 건물 매각, 남산스퀘어 매각, 홈플러스 부천점, 인천 작전점, 대구 칠곡점 매각 등을 모두 자문했다.

또 세종은 벨기에 소재 파이낸스타워 딜에서는 인수자인 메리츠종금증권 측을, 파크원 빌딩 매각 거래에서 인수자인 NH증권 측을 자문하며 거래 성사를 지원했다.

이밖에도 글랜우드PE의 SKC코오롱PI 인수, SK E&S의 다윈에너지 지분 인수, SK브로드밴드의 티브로드 합병 건 등 SK그룹과 관련된 딜 다수에 참여하며 실적을 챙겼다.

율촌은 홈플러스주식회사·홈플러스스토어즈·홈플러스홀딩스 등 3개 법인을 합병하는 딜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등 조단위 딜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작년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율촌은 올 상반기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전과 미래에셋대우의 네이버파이낸셜 신주 인수 거래에서 모두 김앤장의 상대방으로 참여하며 순위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반기에는 KB금융의 푸르덴셜생명 인수, 신한금융지주의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베어링PE 투자유치 등 금융 부문 대형 딜에 모두 참여했으며 두산 모트롤 BG와 두산솔루스 매각 건 자문도 도왔다.

광장은 거래건수는 김앤장에 이어 가장 많은 100건을 기록했으나 거래 규모에서 뒤지며 지난해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광장이 올해 자문한 가장 큰 딜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였지만 거래 완료 전이라 집계에 반영되지 않았다. 대신 대한항공의 기내식사업부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하는 거래를 성사시켰다.

광장은 특히 글로벌 자산운용사 맥쿼리의 LG CNS의 지분 35% 인수, LG화학의 LCD 컬러필터 감광재사업부 매각 자문과 LG생활건강의 피지오겔 아시아 및 북미지역 사업권 인수 등 LG그룹 딜의 대부분을 맡았다.

태평양(10조3천72억원)과 지평(3조6천713억원), 화우(2조3천458억원), KL파트너스(2조원), 기현(9천억원), 바른(7천593억원) 등이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권 이전 거래만을 따로 집계할 경우 순위에는 변동이 없었다.

김앤장이 16조2천588억원을 자문하며 1위를 유지했고, 광장(6조9천998억원), 율촌(6조5천62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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