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환헤지 전략 강요하는 것"…보험사 외환규제 반응은
"하나의 환헤지 전략 강요하는 것"…보험사 외환규제 반응은
  • 김용갑 기자
  • 승인 2021.01.2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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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정부가 보험사의 장기 환 헤지를 유도하기 위해 지급여력(RBC) 제도를 개편한다고 발표한 것을 두고 하나의 환헤지 전략을 강요하는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가 환헤지 수익률곡선에 따라 환헤지 주기를 선택하기 힘든 탓이다.

중소형 보험사 부담이 커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중소형 보험사의 단기 환헤지 비중은 대형 보험사보다 높다.

보험사의 장기 환헤지 움직임이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당초 보험사 환헤지 관리방안이 신지급여력제도(K-ICS)에만 반영된다고 했으나 이번에 RBC 제도에도 반영되는 것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2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외화유동성 관리제도 및 공급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외환건전성 규제정비 부문에서 보험사 장기 환헤지를 유도하기 위해 RBC 제도를 개편한다고 했다.

이를 두고 시장참가자는 사실상 보험사에 하나의 환헤지 전략을 강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진단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경제환경과 투자전략에 따라 환헤지 주기를 선택한다"며 "예를 들어 미 금리 인하기에 환헤지 수익률곡선이 우하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는 단기로 환헤지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향후 RBC 제도가 개편되면 보험사가 이런 고려 없이 환헤지 주기를 장기로 정해야 할 수도 있다"며 "CRS 시장 거래량이 FX 스와프시장보다 많지 않아 수급 불균형도 걱정된다. 금융당국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했다.

지난해 4분기 일평균 FX 스와프 거래규모는 125억3천만 달러다. CRS와 통화옵션 등의 거래규모는 20억7천만 달러다.

이번 정부 발표가 중소형 보험사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란 진단도 제기된다.

보험연구원 한 연구위원은 "중소형 보험사의 단기 환헤지 비중이 대형 보험사보다 높다"며 "중소형 보험사가 단기로 환을 헤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비용 절감"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RBC가 개편되면 중소형 보험사는 환헤지 비용과 요구자본 추가적립 중에서 어떤 게 더 나을지 선택해야 한다"며 "장기로 환헤지하면 비용이 증가하지만 요구자본 적립부담이 감소한다. 반면 단기로 환헤지하면 비용이 감소하지만 요구자본 적립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중소형 보험사가 대형보험사보다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며 "중소형 보험사에 미칠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보험사 환헤지 만기가 길어지고 있었다며 이번 정부 발표로 보험사 장기 환헤지가 더 빨라질 것이란 얘기도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당국이 보험사 환헤지 장기화를 유도하는 규제를 발표했으나 이미 생보사 해외채권 및 대체투자 대부분이 환헤지 만기 장기화로 전략이 변경됐다"며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은행 스와프딜러는 "2019년 금융위가 보험사 환헤지 관리방안을 발표한 후 보험사 환헤지 만기가 길어지고 있다"며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롤오버 리스크를 겪은 보험사가 환헤지 만기를 늘린 점도 있다"고 했다.

이 딜러는 "지난해 CRS 5년 이상 구간에서 환헤지를 하는 보험사도 보였다"며 "이번 정부 발표로 보험사 환헤지 만기 장기화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연합인포맥스가 2020년 7월 6일 송고한 기사 ''5년 구간서 보험사 에셋스와프'…환헤지 만기 길어진 이유는' 참고)

앞서 금융위는 2019년 1월 '보험사의 외화증권 투자와 환헤지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금융위는 보험사가 장기채 위주로 외화증권에 투자하는데 환헤지 시 대부분 1년 이하 FX 스와프를 이용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차환 리스크에 노출됐다고 언급했다.

금융위는 외화채권과 환헤지 간 만기 차가 과도하면 보험사에 요구자본을 추가로 적립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보험사 입장에서 요구자본을 더 쌓으면 RBC 비율이 하락해 불리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작년에는 보험사 환헤지 관리방안을 K-ICS에만 반영하고 RBC 제도에 반영하는 것은 검토한다고 했다"며 "K-ICS가 2023년 시행될 예정이라 보험사 입장에서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환헤지 관리방안이 RBC 제도에도 반영되면 단기로 환헤지하던 보험사도 환헤지 만기를 길게 잡을 것"이라고 했다. (연합인포맥스가 2020년 8월 10일 송고한 기사 '보험사, 환헤지 1년 미만일 때 RBC 비율 하락폭 커져' 참고)

yg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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