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코스피를 비롯한 아시아 증시 조정 여부에서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회수 신호가 주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28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전일 상하이종합지수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1.5% 하락 마감했고, 차스닥지수는 2.9% 급락했다.

특히 중국인민은행(PBOC)이 이틀째 유동성을 순회수하면서 중국 상하이은행간 금리(Shibor) 등 단기금리가 급등해 하루물(O/N)과 1주일물이 무려 27.60bp, 43.20bp 올랐다.

증시 전문가들은 PBOC의 유동성 공급 규모 변화를 주목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26일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을 매입해 20억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했다. 춘절을 앞두고 오히려 그간의 유동성 공급 규모와는 극적으로 차이가 나는 셈이다.

PBOC는 지난 20일과 21일 각각 2천800억 위안, 2천500억 위안씩 7일물 역RP를 매입한 바 있다.

황수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PBOC가 7일물 20억위안의 역RP를 발행하면서 780억위안의 유동성이 순회수됐다"며 "중국이 연일 유동성을 순회수하자 중국 단기자금 금리가 급등했고 달러 강세로 주요 아시아 시장 부진이 투자 심리 위축으로 연결됐다"고 말했다.

전일 상하이종합지수에 이어 홍콩H지수, 항셍테크지수도 각각 2.22%, 2.34% 하락했다.

코스피가 전일 2.14% 급락한 것은 유동성 회수 신호에 따른 아시아 증시 조정과 연동한 셈이다.

지난 15일에도 코스피는 중국발 긴축 우려가 고조되자 2거래일 연속 2.03%, 2.33%씩 급락한 바 있다. PBOC가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통해 유동성을 일부 빼내자 긴축 신호로 받아들여서다.

증시 전문가들은 경제 정상화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PBOC의 유동성 회수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보다 선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프린스턴대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금리 인상은 가깝지 않다"며 "지금은 연준의 완화적인 정책 기조 출구에 대해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그간 연준 위원들이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언급했던 만큼 시장 불안을 잠재우고자 한 셈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지속한 가운데 미국의 경제 정상화 속도가 중국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한 상황이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이달 중순의 조정과 지금의 조정 시기는 PBOC의 역RP 매입 규모가 급감했던 시기와 일치한다"며 "보통 설 연휴 전 소비를 위해 PBOC가 돈을 푸는데 지금은 풀지 않으니 우려가 커지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 연구원은 이어 "자산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시스템에서 돈을 회수하는 움직임이 감지돼 PBOC의 동향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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