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최근 장기구간 환헤지 여건이 나빠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블루웨이브(민주당의 백악관과 상·하원 장악)와 테이퍼링 가능성 등으로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향후 중장기 구간 환헤지 비용 증가폭과 변동성이 더 클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이 때문에 시장참가자는 보험사가 장기구간 변동성에 유의해 환헤지 시기를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리 변동성이 큰 만큼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는 게 낫다는 얘기도 있다.

27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지난 25일 외환(FX) 스와프시장에서 1개월 구간 환헤지 비용은 올해 초보다 46.4bp 감소했다. 2개월과 3개월 비용은 각각 16.6bp, 9.4bp 줄었다. 6개월 비용은 0.1bp 감소했다.

통화스와프(CRS) 시장에서 1년 구간 환헤지 비용은 올해 초보다 4.3bp 증가했다.

2년과 3년 구간 환헤지 비용은 각각 7.9bp, 6.3bp 늘었다. 4년과 5년 구간 비용은 각각 10.3bp, 12.1bp 증가했다. 7년과 10년 비용은 각각 16.1bp, 17.6bp 늘었다.

장기구간으로 갈수록 환헤지 비용 증가폭이 크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한미 단기금리 변화가 제한된 가운데 미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나타냈다"며 "블루웨이브와 테이퍼링 가능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향후에도 1년 이상 중장기 구간 환헤지 비용 증가 폭과 변동성이 더 클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 기대와 '정상' 복귀 기대가 장기금리 상승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 연준이 어느 레벨에서 이를 억제할지 불확실한 탓이다.

수급상으로 보험사 환헤지 장기화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생보사 환헤지 장기화 전략은 CRS 3년 이하 구간 수급부담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20일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은 '외화유동성 관리제도 및 공급체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와 관계기관은 외환건전성 규제정비 부문에서 보험사 장기 환헤지를 유도하기 위해 지급여력(RBC) 제도를 개편한다고 했다.

이 때문에 1년 미만 단기구간 환헤지 여건이 더 낫다는 얘기도 나온다. 여기에 향후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이런 환헤지 여건이 이어질 수도 있다.

앞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한국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외환(FX) 스와프는 2010년부터 2016년 중후반까지 플러스를 유지했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 등이 어떻게 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 내외금리차 확대에 따른 외환(FX) 스와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단기 환헤지 여건이 낫지만 환헤지 규제로 보험사가 단기구간에서 환헤지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보험사가 중장기구간에서 환헤지 시 시장가와 이론가 괴리를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승지 애널리스트는 "보험사는 환헤지 규제 환경에서 단기물 환헤지가 여의치 않을 것"이라며 "환헤지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면 진입시점 선택이 관건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론가 대비 괴리 정도가 참고할 만한 데이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수급 불균형 등이 나타날 때 이론가와 시장가 간 괴리가 나타나는데 이 괴리가 작을 때 보험사가 환헤지해야 한다는 얘기다.

당분간 시장을 관망하는 게 좋다는 진단도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보험사 입장에서 환헤지 후 외화채 매력도를 봐야 하는데 지금은 금리 변동성이 커서 이를 제대로 판단하기가 힘들다"며 "당분간 시장을 살펴보는 게 좋을 수 있다"고 말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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