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경기 회복과 물가 상승 전망 속에 급등한 가운데, 이번 주(22~26일) 채권시장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발언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 연준이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파월 의장이 이에 대해 언급할지가 관심이다.



◇ 지난주 금리 동향

연합인포맥스 해외금리 일별화면(화면번호 6533번)에 따르면 19일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주 대비 12.98bp 오른 1.3397%를 기록했다. 금리는 장중 1.36%까지 상승해 작년 2월 말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국채 가격은 하락한다.

30년물 금리도 2.1335%로 11.92bp 급등해 작년 2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비해 2년물 금리는 0.1169%로 0.79bp 오르는 데 그쳐 10년물과 2년물 금리차는 122.28bp로 확대됐다.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이에 따라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리가 대폭 올랐다.

고용 관련 지표는 아직 불안하지만 다른 경제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경기 회복 기대감을 부추겼다.

1월 소매판매가 넉 달 만에 증가세(전월비 5.3%)로 돌아서고 생산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상승률(전월비 1.3%)을 나타냈다. 2월 마킷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7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 이번 주 전망

조 바이든 대통령이 1조9천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민주당 고위 관계자들 사이에서 인프라 투자에 중점을 둔 최대 3조달러 규모의 지출안이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현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바이든 정권이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은 자국 경제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어 당분간 금리 상승 압력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 국채 금리도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에 들썩이고 있다.

문제는 속도로, 연준이 이에 제동을 걸지가 관건이다. 시장 일부에서는 국채 금리가 물가 상승 전망에 급등하자 2013년 나타났던 테이퍼 탠트럼(긴축발작)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마침 파월 의장은 오는 23~24일(현지시간) 상·하원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그동안 파월 의장은 아직 지속적인 물가 상승세가 보이지 않는다며 현행 완화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강조해왔다. 이번 증언에서 최근 경제 상황과 채권 등 금융시장 동향에 대해 어떤 진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앞서 시장에서는 금리가 급하게 오를 경우 연준이 매입 채권 만기를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이번 주에는 다른 연준 관계자의 발언도 다수 예정돼 있어 연준 내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가 22일 연설에 나서고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24일),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24일),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25일), 랜들 퀄스 연준 부의장(25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25일)도 발언할 예정이다.

금리 상승으로 오름세가 주춤해진 증시가 향후 어떤 흐름을 보일지도 관건이다. 미국 증시가 금리 상승을 빌미로 크게 조정을 받을 경우 위험선호 분위기가 후퇴하면서 채권 금리 상단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주 발표되는 주요 미국 경제 지표로는 25일 4분기 국내총생산과 26일 개인소비지출(PCE) 및 개인소득 등이 있다.

오는 23일 재무부는 2년물 국채 600억달러 어치를 입찰에 부칠 예정이다. 24일과 25일에는 각각 610억달러, 620억달러의 5년물, 7년물 국채 입찰이 예정돼 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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