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권광석 우리은행장의 임기 만료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권 행장의 연임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이사회는 이르면 다음 달 중으로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를 열 것으로 보인다.

주주총회 한 달 전 자추위를 열어 후보자를 선정하면 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거쳐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되는 방식이다.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기 위한 절차가 통상 두 달 가량 전에 개시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빠듯한 일정이지만, 권 행장의 연임 가능성이 큰 만큼 일정 자체에는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라임자산운용 펀드 사태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추스르고 영업 기틀을 닦은 공 덕분이다.

권 행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사모펀드 사태 등으로 흐트러진 조직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왔다. 고객 신뢰 회복과 조직 안정, 영업문화 혁신 등을 경영방침으로 제시했다.

그는 취임 이후 영업 현장을 방문해 잇따라 사모펀드 판매 등으로 위축된 직원들을 만났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지원이 본격화된 지난해 7~8월에는 17회에 걸쳐 전국 현장을 돌며 격려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우리은행도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고 각종 소비자 보호 조치를 강화했다.

지난 22일 기준 우리은행의 DLF 자율배상 합의비율은 99%로 거의 배상이 완료된 상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가 100% 배상을 권고한 라임 무역금융펀드도 86% 배상이 이뤄졌다.

권 행장은 실적 턴어라운드를 위한 영업 기반 다지기에도 나섰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1월부터 도입한 영업점 간 협업체계 'VG' 제도다. VG 제도는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인근 영업점을 하나로 묶는 영업 체계로, 대면 채널 혁신을 위해 도입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그만큼 변화된 금융환경에 맞춰서 영업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행장으로 부임한 초기부터 검토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전문가들도 지난해 이른바 '악재'를 털어낸 만큼 올해가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의 이익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충당금과 사모펀드 손실 등과 같은 비경상 비용이 해소됐다"며 "올해 중 이익 개선 폭이 은행 중에서는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유력한 경쟁자들이 자리를 옮긴 것도 권광석 행장의 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정기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은 연말 인사에서 우리카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김 대표이사는 권 행장과 함께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에 이름을 올렸던 인사다. 박경훈 재무부문 부사장도 아주캐피탈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또 이원덕 우리금융 전략부문 부사장은 지주 업무를 총괄하는 수석부사장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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