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미국 채권금리 상승 여파로 기술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월가의 스타 펀드매니저인 캐시 우드와 그가 이끄는 ARK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가 힘겨운 테스트에 직면하게 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RK의 5개 상장지수펀드(ETF)는 모두 2월 초 이후 20% 넘게 하락했다. 대표 펀드인 ARK 이노베이션 ETF는 2월 16일 고점 대비 27%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같은 기간 나스닥 지수가 10%에 가까운 하락세를 기록한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큰 폭의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레딧의 월스트리트베츠 포럼의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맘마 캐시(Mamma Cathie)'로 불리는 우드는 여러 동영상과 팟캐스트를 통해 세상을 바꾸고 엄청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파괴적인 회사(disruptive companies)에 투자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우드는 애플과 테슬라를 비롯해 로쿠, 스퀘어, 3D 프린팅 업체 스트라타시스, 이스라엘 생명공학 기업 컴퓨젠 등에 투자했다. 작년 이들 종목이 급등세를 타면서 우드는 큰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2주간 미국 장기 금리가 갑자기 급등하고 투자자들이 성장주를 피하면서 우드의 투자 종목도 조정을 받았다.

톰 슈타우트 ARK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회사가 주가 하락세에 대해 과도하게 염려하지 않고 있으며, 영구적인 변화의 시작이라기보다 단기적인 시장 추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이 변동성을 기회 삼아 자사의 철학에 맞는, 그리고 과매도된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WSJ은 ARK가 상당히 집중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는 점, 일부 소형주에 큰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고통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하락장을 점치는 투자자들은 ARK 펀드와 펀드의 보유 종목이 더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숏포지션을 취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ARK의 5개 펀드가 보유한 164개 종목 가운데 145개 종목이 지난달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ARK는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승자로 여겨지는 기업을 대거 사들였다.

하지만 로쿠와 텔라닥 헬스 서비스, 전기차 제조업체 워크호스그룹, 스트라타시스 등 ARK가 보유한 많은 종목들은 거의 혹은 전혀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최근 주식 매도세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며, 이들에 대한 익스포저를 줄일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현재 ARK 이노베이션 ETF 주가는 지난 11월 말 이후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WSJ은 ARK가 가장 큰 포지션을 갖고 있는 종목은 테슬라로, 5개 ETF의 자산 가운데 7%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RK의 5개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종목 가운데 26곳은 ARK가 발행주식의 1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의 대부분은 시장 가치가 50억달러 미만이고 거래 주식 수가 적다.

톨배켄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퍼브스 최고경영자는 이노베이션 펀드가 보유한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경고해왔다고 말했다. 이들 종목의 대부분은 변동성에 취약한 소형주이기 때문이다.

코언의 윌리엄 카톨 디렉터는 투자자들이 ARK의 펀드를 점점 비관적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포트폴리오 전반에 파급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3S파트너스에 따르면 ARK의 이노베이션 펀드에 대한 공매도 잔고(short interest) 비중은 지난 4일 기준으로 11%로 올라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ARK의 게노믹 레볼루션 ETF에 대한 공매도 잔고 비중도 작년 말 3% 수준에서 현재 8%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편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2월까지 ARK 이노베이션 ETF를 약 5억4천500만달러(순매수 결제 기준) 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결제 상위 10위 종목 가운데 4위를 차지했다.





<ARK 보유 상위 10개 종목의 주가 성적. 출처: WSJ>





<ARK 보유주 가운데 지난달 가장 낙폭이 컸던 종목. 출처: WSJ>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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