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금리발작 한고비는 넘겼으나
[데스크 칼럼] 금리발작 한고비는 넘겼으나
  • 한창헌 기자
  • 승인 2021.03.1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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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중앙은행과 시장의 싸움이다. "연준(중앙은행)에 맞서지 마라"는 격언이 이번에도 유효할지 주목되지만, 현재까지는 시장의 저항이 만만찮다. 미 연방준비제도의 부인에도 시장은 조기 금리인상에 베팅하며 맞서는 모양새다. 연초 미 국채 장기금리가 상승 시동을 걸더니, 이달에는 2년물 등 단기 금리까지 오름세를 탔다. 단기물 금리의 상승은 통화 긴축 우려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 채권시장도 미국 시장의 판박이다. 국고채 장기물 금리가 먼저 치고 올라갔고, 지난주 후반부터는 국고 3년 등 중단기 금리의 상승세도 가팔라졌다. 수급 부담에서 출발한 채권 금리의 상승이 통화정책 변화 가능성에 따른 단기물 숏베팅으로까지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금리 역시 한국은행이 제시해온 정책 방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는 셈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월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언급할 단계가 아님을 분명히 했다.

미 금리 급등세는 다소 주춤해졌다. 최근 1.6%대로 치솟았던 미 10년 국채금리는 1.520%까지 내려왔다. 이틀 연속 하락세다. 대규모 입찰 부담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다. 전일 3년물 입찰에 이어 지난밤 380억 달러 규모의 10년물 입찰까지 호조를 보이면서 금리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다는 얘기다. 익일 예정된 30년물 입찰도 지켜봐야 하겠지만, 입찰 부담이 컸던 만큼 일단 금리 발작의 큰 고비는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고 글로벌 금리 상승세가 끝난 것은 아니다. 인플레 우려에 더해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금리 상승의 시발점이었기 때문이다.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 등 미국의 강력한 재정정책은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뒷받침한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백신 접종의 효과도 본격화하는 등 금리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은 곳곳에 깔려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작동한다면 금리 발작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연준의 스탠스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고 거듭 언급해왔지만, 시장의 의심은 걷히지 않고 있다. 이달 초 파월 의장이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한 연설은 시장의 우려를 더 키우는 계기가 됐다. 파월 의장은 국채 금리 급등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일이다" 정도로 언급하면서 아직은 시장을 구할 생각이 없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은 더 강화하는 분위기다. 금리 선물 등에 반영된 최근 전망치를 보면 연준의 인상 개시 시점은 내년 12월께로 관측되고 있다. 작년 말에 예상했던 시점보다 인상 시기가 1년여가량 앞당겨졌다. 연준의 정확한 스탠스를 가늠하려는 시도 중 하나로 점도표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고 있는 시장 전망에 맞춰 연준의 점도표가 수정될지에 주목할 것이란 의미다. 연준 스탠스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금리와 금융시장의 빠른 안정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커다란 변곡점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금융시장부장 한창헌)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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