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뉴욕 증권시장의 대규모 블록딜에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주가가 폭락하자 마진콜 이슈가 증시 참가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9일 아케고스캐피털발 연쇄 마진콜 가능성은 당장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대규모 블록딜로 미국 미디어 기업 비아콤CBS와 디스커버리 주가가 27% 이상 폭락한 가운데 외신은 이 배경에 아케고스캐피털매니지먼트의 포지션 강제 청산이 일부 끼친 영향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뉴욕 증시에서 장 마감 직전 저가 매수가 나오면서 낙폭을 되돌렸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가 전 거래일보다 4.8% 하락한 18.86을 나타내는 등 공포 심리는 확산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주 중국 상장기업들이 미국 금융당국의 상장 폐지 우려에 주가 하락을 겪은 가운데 마진콜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이슈가 배가됐을 뿐 단기적 이슈에 그칠 것이라 보고 있다.

정정영 KB증권 연구원은 "마진콜 가능성을 미리 우려하는 건 무리"라며 "아케고스캐피털의 포지션 청산은 중국 기업 자체의 불안이라기보다 현재 미국의 중국 기업 상장 제한 등 거시경제 및 외부 환경적인 이슈와 같이 엮이면서 공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지난 금요일 마진콜로 투매가 나오자, 막판 30분 저가 매수세가 이어지며 급반등한 것을 보면 물량 소화는 어느 정도 완결된 걸로 보인다"며 "오는 31일 분기말 전후로 이런 유동성 이슈가 간혹 불거지는 경우들이 있어 이번에도 단기성 이슈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아케고스캐피털의 특성상 헤징 없이 높은 레버리지 포지션으로 공격적인 투자 기법을 쓰는 반면 대부분의 헤지펀드는 이에 해당되지 않아 추가적인 마진콜로 번지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팀장은 이어 "헤지펀드로 법인을 설립하는 경우의 최대 이점이 프라임 브로커리지를 사용한 레버리지로, 대부분 헤지펀드는 레버리지를 사용한다고 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레버리지의 크기나 방식 등은 회사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으며, 단순 롱숏, 스프레드, 파생상품(BW/CB)이 결합된 형태의 바스켓 매도·매수 등이 대표적인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오기석 크래프트(Qraft) 홍콩 법인장은 "아케고스캐피털과 같은 경우는 헤징없이 레버리지 포지션은 크게 구축해 놓았던 것이 문제가 된 반면에 보통 다른 헤지펀드들은 그렇지 않다"며 "개별 헤지펀드 이슈로 보이고 마진콜 이슈가 더 번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외신에 따르면 빌 황이 이끄는 아케고스캐피털이 반대 매매 상황에 처하면서 300억달러 가량의 대량 매물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주간 비아컴CBS, 디스커버리가 각각 50%, 45% 수준 폭락했고 중국 기업인 바이두와 텐센트, 빕숍도 각각 18%, 33%, 31%씩 폭락했다.

노무라증권도 이날 '특정 고객 포지션'에 의한 손실로 장중 15%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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