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윤교 기자 = 네이버가 전 직원에게 3년에 걸쳐 1인당 3천만원에 달하는 주식을 나눠주기로 한 것과 관련, 성과급 지급을 둘러싸고 지속했던 갈등이 봉합됐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회사 측은 노사 갈등을 잠재우고 핵심 인재를 붙들기 위해 당근을 내건 것이지만, 보상 규모가 커지면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전 직원 6천500명에게 앞으로 3년 동안 매년 1천만원씩 3년간 지급하는 '스톡 그랜트'를 지급할 경우, 연 650억원의 인건비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톡그랜트는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과 달리 의무 보유 기간이 없어 바로 팔 수 있는 주식을 말한다.

네이버가 앞으로 3년 동안 지급하게 될 스톡그랜트의 총 규모는 1천950억원에 달한다.

최근 직원 성과급 지급 기준을 놓고 노사 갈등이 벌어지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방책이다.

이밖에도 네이버는 2019년부터 전 직원에게 매년 1천만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있다.

직원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연간 200만원 한도에서 최대 10%를 현금으로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보상 강화 정책에 회사 노동조합을 중심으로는 환영한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네이버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매출 5조3천41억원)을 거두고도 올 초 성과급을 전년 수준으로 동결했는데, 직원들과 성장 과실을 제대로 나눠줘야 더 큰 성장을 할 수 있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등 게임회사들을 중심으로 파격적인 연봉 인상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재 유출을 막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시킨다는 면에서도 긍정적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수운 노조 홍보국장은 "올해 초부터 지속적으로 낸 목소리에 사측이 화답했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반면, 증권가를 중심으로는 네이버의 인건비 지출 부담은 적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스톡그랜트와 스톡옵션은 주식 기준 보상 거래에 해당한다. 이는 종업원 급여(인건비)로 분류되고, 영업비용(주식보상비용)으로 회계처리된다.

스톡옵션 부여 규모가 증가할수록 영업비용이 늘어나는 구조다.

앞서 네이버는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률 등 수익성이 다소 저하됐다는 지적도 받은 바 있다.

네이버는 한성숙 대표와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 채선주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CO),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임원들에게도 대규모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일례로 한 대표는 2019년 3월 스톡옵션 2만주를 행사가격 13만1천원에 부여받았다.

이는 내년 3월 22일부터 행사 가능한데, 네이버 주가가 1년 뒤에도 현 수준인 38만원이라고 가정하면 한 대표는 세전 기준 49억8천만원의 차익을 누리게 된다. 세후 기준으로 수익은 30억원 안팎이다.

1만주를 보유한 최인혁 COO, 채선주 CCO, 박상진 CFO 등도 같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세후 기준 약 15억원의 차익을 거두게 된다.

이민아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상승으로 스톡옵션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인건비 증가 영향으로 (1분기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전년 동기 대비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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