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쿠팡이 렌털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유통 플랫폼을 넘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새로운 캐시카우를 확보하고 수익성까지 강화해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에 개인 및 가정용품 임대업과 이와 관련된 부대사업을 추가했다.

지금까지 쿠팡이 신사업에 진출하기 이전 정관을 변경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렌털사업을 전망이 밝다고 보고 중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업 목적이 추가한 것으로 보인다.

2006년 3조원에 불과했던 국내 렌털시장 규모는 매년 두자릿수 이상 성장하며 지난해 4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1인 가구 증가와 공유경제 트렌드가 확산하는 속에서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위생 관념이 높아지자 구독경제가 각광을 받고 있다.

구독경제는 일정 금액을 내고 정기적으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으로 정수기, 안마의자 등 특정 사업 부문에서만 활성화됐던 것이 코로나19를 계기로 침대·공기청정기 등 정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소비재는 물론 베이커리·커피·주류, VR(가상현실)기기, 헬스기기까지 그 범위가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넷마블은 코웨이를 인수한 지 1년 만에 완전 통합을 진행하면서 인공지능(AI) 등 IT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스마트홈 구독경제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 역시 멤버십 고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식음료(F&B), 교육, 렌털, 여행 등 다양한 사업자와 제휴해 구독형 상품,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구독경제는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이 전통적인 구독 서비스와 다르다.

특히 제품 판매와 서비스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고정 고객 확보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로도 각광받고 있다.

아마존은 멤버십 구독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 가입자가 2015년 5천만명에서 2019년 1억1천만명으로 2배 이상 늘었고, 지난해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이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해 가입자가 2억명을 넘기며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아마존과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쿠팡이 주목하는 것도 이 부분이다.

쿠팡은 월 2천900원을 내면 누구나 별도 배송비 없이 익일배송을 받을 수 있는 유료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쿠팡이 미국 증시 상장을 준비하며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로켓와우 가입자는 전체 고객(1천485만명)의 32%인 470만명으로, 이들의 구매 빈도는 일반 가입자의 4배 이상이다.

렌털사업은 쿠팡멤버십이 가진 락인효과를 이용해 회원수를 더 늘려가기 위한 전략으로 관측된다.

리테일 회원 기반이 확고히 다진만큼 다양한 서비스로 기존 고객은 더 강하게 묶어두고, 새로운 충성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요인이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렌털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기업과 달리 쿠팡은 가정용품을 넘어 가전기기·식품·자동차·콘텐츠·금융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객이 각각의 기업과 렌털 계약을 맺지 않더라도 쿠팡이라는 플랫폼 안에서 다양한 분야의 구독 서비스를 한번에 이용할 수 있고, 쿠팡은 IT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안해주면서 지속해서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

렌털사업 역시 쿠팡의 사업 다각화 전략 중 하나로 분석된다.

쿠팡은 몇 년간 당장의 손익 개선보다 소비자들이 '쿠팡 없이는 못 사는 삶'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위해 투자를 우선하는 전략을 추진해 왔다.

지난 3월 뉴욕 증시 상장으로 약 5조원의 투자금을 새로 조달하면서 쿠팡은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연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선보였고, 올해는 택배 사업도 다시 시작했다. 2019년 선보인 음식배달 서비스 쿠팡이츠와 지난해 분사한 쿠팡페이를 중심으로 한 결제사업도 본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누적 적자와 수익성 등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 쿠팡이 성장가능성을 입증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에 올인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시장에 지속가능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신사업 진출을 꾸준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강화와 종합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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