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중국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과 달리 시중은행 순이익은 여전히 빠른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아가 10일 보도했다.

중국 시중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2.7% 하락했었다.

중국 시중은행의 순이익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10년 새 처음이었다.

올해는 다시 시중은행 순이익이 전년 대비 1.5% 늘어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속도는 예상보다 느렸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시중은행 순이익이 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중국 4대 은행으로 손꼽히는 공상은행, 농업은행, 건설은행, 중국은행의 올해 순이익도 전년 대비 3%도 증가하지 못했다.

실제로 중국 본토 증시의 은행 관련 지수는 지난 2월 고점 대비 7% 하락했다.

중국 시중은행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에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실 채권 비중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은 중국 정부 당국이 시중은행 측에 실물경제를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정부 당국의 요청에 따라 시중은행은 소기업에 이자나 각종 비용을 낮춰주는 등 도움을 주고 있다.

위험한 은행에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것은 은행 수익뿐 아니라 부실 자산 우려도 키울 수 있다.

씨티그룹의 주디 장 애널리스트는 "중국 은행은 다른 국가의 은행보다 덜 경기 순환적인 모습을 보인다"면서 글로벌 은행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대출 손실이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 심하지 않아 순이익이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 당국은 여전히 시중은행이 실물경제를 돕기를 바라고 있는 데다 충당금도 올해와 내년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여 시중은행 수익 증가세는 저조할 전망"이라면서 "중국 시중은행들은 경기 회복에도 더 마진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룽사태도 은행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지난달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가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화룽의 역외 채권은 정크등급으로 떨어졌다.

중국 공상은행 싱가포르 지점은 화룽이 4월 27일 만기인 대출을 갚을 수 있도록 6억 싱가포르 달러에 달하는 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복수의 소식통은 중국 정부 당국이 은행 측에 화룽의 부채를 연장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당국이 화룽사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늘어나는 부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다른 국영기업에도 선례가 될 전망인 가운데 구조조정이 실시될지, 디폴트를 일으킬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닛케이 아시아는 어느 쪽이든 중국 시중은행은 손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JP모건의 캐서린 레이 애널리스트는 "화룽 사태는 당국이 개입할 경우 은행이 국영 기업 디폴트의 자산 건전성 리스크를 겪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면서 "동시에 당국이 개입하지 않으면 은행이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레이 애널리스트는 국영은행 실적 성장률 전망치를 4%로 낮췄다.

공상은행에 대해서는 기존에 유지 의견을 내놨다가 매도 의견으로 변경했다.

중국 건설은행 농업은행도 매수의견에서 유지의견으로 낮췄다.

CCB인터내셔널의 로렌스 첸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중은행의 경우 수익에 대한 촉매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주가는 현재 거래되는 수준에서 상한선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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