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8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기업실적 호조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델타 변이 우려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논의에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이날 공개된 의사록을 통해 연내 자산매입 규모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 도입을 기정사실로 했다.

미 국채가격은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우려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코로나19 확산과 경제지표 부진에 대한 우려 등은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을 제한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준의 조기 테이퍼링 전망에도 상승세가 제한됐다. 부진한 경제지표와 코로나19 델타 변이에 대한 우려가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제한한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뉴욕 유가는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 감소에도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 우려가 지속되며 하락했다.

이날 투자자들의 시선은 오후에 발표된 지난 7월 FOMC 의사록에 집중됐다. 올해 안에 연준이 테이퍼링을 시작할 시기를 가늠하기 위해 투자자들이 시그널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27~28일 열린 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의 참가자는 "앞으로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발전할 경우 위원회의 '실질적인 추가진전' 기준이 충족되는 것으로 봤기 때문에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고용시장 판단에 따라 테이퍼링 시작 시기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고용시장의 회복 정도를 긍정적으로 본 일부 위원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자산매입 축소를 정당화할 것으로 봤고, 고용 회복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고 예상한 다른 위원들은 내년 초에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FOMC 의사록 발표 직전에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마켓워치에 "내년 1분기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테이퍼링을 완료하기를 원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내년 4분기가 미 연준이 금리를 인상하기에 좋은 시기일 것이라는 견해도 유지했다.

다수의 위원은 다음 회의에서 채권 테이퍼링에 대한 전망을 평가하기로 했다. 위원들은 7월 회의에서 올해 경제가 위원회 지침에 명시된 테이퍼링 임계값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의사록을 통해 본 연준위원들의 발언 수위가 높았지만, 파장은 제한됐다. 장 초반부터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우려가 연준 의사록 공개의 의미를 반감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델타 변이에 의한 코로나19 재확산이 경제에 미칠 영향은 아직 확실하지 않으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연준이 교사와 학생을 상대로 개최한 온라인 행사에서 "델타 변이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델타 변이에도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연준의 시각이 여전하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이날 경제지표는 7월 미국 신규 주택 착공 실적과 에너지정보청(EIA) 주간 원유 재고 등이 발표됐다.

미 상무부는 7월 신규주택 착공실적이 전월 대비 7.0% 감소한 153만4천채(계절조정치)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3.2% 감소보다 감소 폭이 훨씬 컸다. 하지만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는 전월보다 2.6% 증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원유 재고는 월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 13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323만3천배럴 감소한 4억3천554만4천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130만 배럴 감소였다.

델타 변이 확산세는 여전히 강하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중교통의 마스크 의무를 내년 1월까지 연장했다. 마스크 의무화에 반대하던 텍사스 주지사가 백신 접종에도 양성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식품의약국(FDA) 등 관계기관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9월 20일부터 모든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추가 예방접종을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보건당국은 접종 범위를 화이자, 모더나의 백신 2차 접종을 한 지 8개월이 지난 모든 적격 미국인을 대상으로 넓혔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82.59포인트(1.08%) 하락한 34,960.6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47.81포인트(1.07%) 하락한 4,400.27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0.27포인트(0.89%) 내린 14,525.91에 장을 마감했다.

증시는 장 초반 월가 예상치를 웃돈 기업 실적에도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투자자들은 기업실적, 7월 FOMC 의사록, 경제지표, 코로나19 확산 등을 주목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인 타깃과 로우스는 월가 예상을 웃돈 실적을 발표했다.

타깃은 2분기에 251억6천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했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주당 3.64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모두 웃도는 수준이다.

미국 2위 건축자재 판매업체인 로우스(Lowe's)의 2분기 매출은 275억7천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주당 4.25달러였다.

2분기 로우스의 실적은 모두 팩트셋의 전문가 예상치보다 높았다.

월가 예상치를 웃돈 실적발표에도 타깃의 주가는 2%대 하락했고, 로우스의 주가는 10% 정도 급등했다.

미국의 부스터 샷 제공 소식에도 모더나와 화이자의 주가는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필수소비재, 에너지, 헬스, 기술, 산업, 소재, 유틸리티, 통신 관련주 대부분이 하락했다. 임의소비재는 소폭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강한 어닝시즌과 경기 부양책에도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을 고려하면서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주가지수가 일정 부분 조정을 받더라도 주식 투자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클라인워트 햄브로스의 파하드 카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주식 투자 외에 대안이 많지 않다"며 "시장은 어느 방향으로 갈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으며, FOMC 의사록이 향후 단계의 단서가 될 인사이트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이 시장을 당황하게 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6%로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66포인트(20.44%) 상승한 21.57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8일 오후 3시 기준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 3시 기준보다 1.70bp 상승한 1.275%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 수준인 0.209%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1.10bp 하락한 1.910%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104.9bp에서 106.6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연내 테이퍼링 실시 전망에도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상승은 제한됐고 30년물 수익률은 오히려 하락했다. 경기 전망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반영하면서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일일 사망자가 1천명을 넘었다는 소식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겼다. 외신들은 전날 기준으로 미국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사람이 1천17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일일 사망자는 지난 2월 11일 3천800여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하다가 지난달 초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3월 이후 일일 사망자가 매일 1천명을 넘은 적은 아직 없다. 미국 코로나19 누적 사망자는 62만3천여명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많다. 누적 확진자도 3천706만5천여명으로 가장 많았다.

SEI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짐 스미겔은 "델타 변이 확진자 증가와 연준이 경기 부양적 통화정책 축소를 검토하는 쪽으로 돌아선 데 따라 투자자들도 경제 재개의 속도와 특성에 대한 인식을 조정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향후 2년 동안 전대미문의 경기부양 노력과 억눌린 수요 덕분에 전후 가장 강력한 경제회복이 도래하는 것을 기대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MO 캐피털의 미국 금리 전략 헤드인 이안 린젠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집계 시점은 이날 오후에 공개되는 FOMC 의사록에 따른 거래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델타 변이 사례의 발표 시간대가 겹치면서 현재의 시장 상황에서는 의사록 공개의 의미가 퇴색했다면서 다른 모든 것들처럼 묵은 정보로 치부하기가 더 쉬워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국, 테이퍼링과 인플레이션이 정책적으로 우려되는 정도에 대한 세부 사항들은 현 단계에서 '7월'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8일 오후 4시 기준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774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600엔보다 0.174엔(0.16%) 올랐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12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118달러보다 0.00008달러(0.01%)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8.56엔을 기록, 전장 128.34엔보다 0.22엔(0.17%)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3.123보다 0.02% 상승한 93.138을 기록했다.

달러화 가치는 연내 테이퍼링을 기정사실로 한 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에도 상승세가 제한됐다. 당초 의사록의 수위가 시장 전망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되면서다.

달러 인덱스 기준으로 최근 급등에 따른 숨 고르기도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유로화는 안전 선호 현상이 강화된 영향으로 한때 1.16920달러까지 내려서면서 달러화에 대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치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가 낙폭 과대에 대한 반발 등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장 초반부터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우려가 연준 의사록 공개의 의미를 반감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에서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일일 사망자가 1천 명을 넘었다는 소식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부추기며 달러화를 지지했다.

중국의 규제리스크 등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도 리스크 오프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 중국 당국은 빌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에 대한 고삐를 더 다잡고 있다. 불공정 경쟁과 데이터 보안 등을 겨냥한 세부 규정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은 '슈퍼 앱'으로 불리는 위챗을 비롯한 유명 앱들을 상대로 '시정 명령'을 내렸다.

이날 발표된 지난 7월 미국의 신규 주택착공과 허가는 예상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달러화 강세 분위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포렉스닷컴의 글로벌 리서치 헤드인 매트 웨러는 "시장은 연준 의사록을 좀 더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했다"면서 주요 주가지수와 금은 상승했고 미 국채 수익률과 미 달러화는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 잭슨홀 심포지엄으로 옮겨졌으며 트레이더들은 테이퍼 발표 시기에 대한 시사점을 얻기 위해 파월 연준 의장의 기조연설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넥스의 선임 외환 시장 분석가인 사이먼 하비는 현재 시장을 둘러싼 거시적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 경제 둔화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델타 변이 확진자 증가, 그리고 전반적인 성장 둔화의 위험을 안고 있다"고 강조했다.

XM의 수석 투자 분석가인 마리오스 하지키리아코스는 "외환시장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압도적인 주제가 될 때 예상해 왔던 그대로 거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은행의 외환 분석가인 모 시옹 심은 "달러화는 신경이 쓰이는 위험한 주변 요인에 의해 지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들은 델타 변이에 주목하고 있으며, 가장 우려되는 지역은 중국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식 시장이 다소 약세를 보이고 있고, 규제 위험이 있으며, 현재 중국에서는 코로나19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중국의 하방 위험에 훨씬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에 부합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원유시장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13달러(1.7%) 하락한 배럴당 65.4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5월 15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간 원유 재고는 2주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 13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323만3천배럴 감소한 4억3천554만4천배럴로 집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는 130만 배럴 감소였다.

이날 원유 재고 감소에 장 초반 유가는 소폭 반등했지만, 다시 하락 폭을 키웠다. 원유 재고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원유 시장에서는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됐다.

투자자들은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가는 점과 델타 변이 확산 우려, 인플레이션 상승이 복합적으로 원유 수요를 약화할 것으로 봤다.

원유 생산량이 증가한 점도 유가 하락에 한몫했다. EIA는 이날 주간보고서에서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전주보다 하루 10만 배럴 늘어난 1천14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티케 캐피털 어드바이저스의 타리크 자히르 매니징 멤버는 유가 하락에 대해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확진 사례가 증가하면서 진짜 코로나19에 대한 것이 모두 수요에 타격을 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생산을 중단하는 허리케인이 발생하지 않는 한 에너지 시장은 하방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

씽크마켓츠의 파와드 라자크자다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투자자들은 수요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높았던 랠리 단계였을 때 유가가 너무 높아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제 수요가 좀 더 완화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ygju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7시 1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