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불안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을 시사한 연준 의사록 공개에도 상승했다.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 속에 연준의 긴축적 정책 선회로 글로벌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면서다.

달러화 가치는 델타 변이 확산 우려에 따른 안전선호 현상의 강화로 달러 인덱스가 9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했다.

뉴욕유가는 델타 변이 우려와 달러 강세에 3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 연준이 8월 26일부터 열리는 잭슨홀 심포지엄 또는 9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에 대한 추가 시그널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연준 일정과 운영상의 고려사항으로 11월에 테이퍼링을 시작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약간의 온도 차를 보였다.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팬데믹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고용시장 회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미 노동부는 19일(현지시간) 지난 14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2만9천명 감소한 34만8천명을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던 지난해 3월 14일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36만5천명도 밑돌았다.

하지만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지역 제조업 활동을 보여주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8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 21.9에서 19.4로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22를 밑돌았다.

한편, 7월 미국의 경기선행지수는 전월보다 0.9% 상승한 116.0을 기록했다.

지수 상승폭은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0.7%를 넘었다.

델타 변이는 7월을 지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추정 데이터에 따르면 델타 변이는 미국 내 신규 감염의 98.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4만893명으로 2주 전보다 47% 증가했다. 일일 평균 사망자 수는 809명으로 2주 전보다 97% 증가했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6.57포인트(0.19%) 하락한 34,894.12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5.53포인트(0.13%) 오른 4,405.8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5.87포인트(0.11%) 상승한 14,541.79를 나타냈다.

뉴욕증시에서 주가지수는 최근까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3거래일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미 연준의 테이퍼링 전망과 델타 변이 확산에 시선이 집중되면서 증시가 조정을 받는 양상이다.

이날 투자자들은 기업실적, 코로나19 확산, 경제지표, 연준 자산매입 축소 시기 등에 주목했다.

미국 대표 백화점인 메이시스는 2분기에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메이시스는 지난 7월31일로 끝난 2분기에 매출 56억5천만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1.29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레피니티브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이다.

메이시스의 주가는 이날 20% 가까이 급등했다.

기업실적 호조에도 전일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7월 회의 의사록의 여파는 여전히 증시에 남아있다.

연준이 올해 자산매입 축소에 나서기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꼽혔다.

델타 변이 확산으로 경제 회복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는 주가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종목별로 보면 이날 모더나 주가는 장중 5% 이상 하락했고, 화이자도 1%대 하락했다.

전일 암호화폐 투자 증가에 따른 실적 호조에 급등했던 로빈후드는 10% 이상 하락했다.

월가 예상치를 웃돈 실적을 기록한 엔비디아는 3% 이상 주가가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도 2% 가까이 상승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 금융, 산업, 소재 관련주가 하락했고, 필수소비재, 헬스, 유틸리티, 기술, 통신 관련주는 상승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 실적이 좋았지만 델타 변이 확산 속에서 미 연준이 테이퍼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증시 조정 분위기를 이끌었다고 봤다.

UBS 글로벌 웰스 매니지먼트의 캐롤라인 시몬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람들은 델타 변이가 경제에 갖는 의미를 알아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델타 변이가 더 많은 록다운을 의미할지, 경제 성장에 타격을 줄지 여부가 변수라고 봤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델타 변이가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 3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5.4%로 반영했으며, 50bp 이상 인상 가능성도 0.1% 반영됐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10포인트(0.46%) 상승한 21.67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 3시 기준보다 3.100bp 하락한 1.244%에 거래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 3시 기준보다 0.40bp 내린 0.205%를 나타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 3시보다 3.40bp 하락한 1.876%를 기록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106.6bp에서 103.9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연준이 연내에 자산매입 축소를 일컫는 테이퍼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보다는 델타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더 짙어졌다.

월가도 코로나19 델타 변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델타 변이에 따른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을 반영해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4%에서 6.0%로 내렸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델타 변이의 영향이 예상보다 다소 크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긴축 선회가 경제 성장 둔화로 이어질 것으로 점쳐지면서 글로벌 증시도 곤두박질쳤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빠른 속도로 회귀하면서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이어졌다.

전날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7월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에 따른 파장은 빠르게 소멸했다.

코너스톤은 연준 의사록이 채권 매수 프로그램이 연말부터 축소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뒤 미 국채 수익률은 미끄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 매수 규모 축소는 미 국채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의사록은 점진적인 축소를 지적했다고 코너스톤은 강조했다.

코너스톤은 "테이퍼링은 아마도 올해 11월이나 12월에 시작될 것"이라면서 "속도는 매우 느릴 것이고 미 국채와 MBS도 비례해서 테이퍼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너스톤은 "금리 인상은 2023년 이전에는 여전히 가능성이 매우 낮다"라고 덧붙였다.

세븐스 리포트의 설립자인 톰 에세이는" 투자자들이 연준의 긴축정책 실시로 이번 가을에 글로벌 경제가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는 데 따라 오늘 아침 자산 전반에 리스크 오프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진단했다.

KBC 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로서는 채권은 다가오는 테이퍼링과 위험회피 사이에서 어느 쪽도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위험한 환경이 우선 작동하며 채권에 대한 긍정적인 단기 편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기준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9.786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774엔보다 0.012엔(0.01%)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6766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126달러보다 0.00360달러(0.31%)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8.19엔을 기록, 전장 128.56엔보다 0.37엔(0.29%)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93.138보다 0.46% 상승한 93.566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달러 인덱스가 약진했다. 달러 인덱스는 한때 93.585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대표적인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는 소폭이나마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하다가 장 막판 약세로 반전했다. 시장의 안전선호 심리를 반영하면서다.

외환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를 가늠하는 벤치마크인 호주달러, 뉴질랜드 달러, 캐나다 달러 등 원자재 통화는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연준의 테이퍼링 관측은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풀이됐다. 테이퍼링이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을 부추겨 달러화 표시 자산의 매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라보뱅크의 연구원인 제인 폴리는 달러,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화가 당분간은 안전 피난처로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놀라울 정도로 부정적인 코로나19와 연계된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아 세계 경제성장에 대한 전망은 아직 요원하다"면서 "이러한 요인은 안전 피난처 통화들이 여전히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글로벌 성장 공포와 신흥 시장의 실적이 달러화를 움직였지만, 엔화는 종종 지정학적 문제에 대한 민감성을 고조시켰다"면서 "이는 달러-엔이 3개월에서 6개월 안에 완만하게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소시에테제네랄(SG)의 거시 전략가인 키트 주케스는 단기 금리가 달러화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에 초점을 맞춘 달러화 강세가 계속될 가능성은 있지만 오래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첫 번째 금리인상이 아직은 아주 멀리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이는 아마도 진짜 원동력은 포지션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기적 시장은 몇 개월 전까지도 달러화에 대해 약세 우위의 시각이었으며 순매도 포지션이었지만 지금은 벌써 순매수 포지션은 아니라도 중립 수준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변동성 장세 기간을 거쳐 달러화가 신고가를 경신하는 최근 패턴이 이어질 것"이라면서 "유로-달러 환율은 향후 몇 주 안에 추가로 하락해 1.16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BD스위스의 투자 리서치 헤드인 마샬 기틀러는 미 국채 수익률이 하락했지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대목을 주목했다.

그는 "그것은 달러가 안전한 통화로 거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최근에는 관측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 혹은 유명한 '통화 정책 차별화'의 주제가 거래에 반영된 것"이라면서 "이는 곧 달러화 추가 강세의 새로운 지평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코메르츠방크의 분석가인 앤트제 프래케는 비록 달러화가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지만, 의사록은 지역 연준 의장들의 최근 행보에 비해 거의 통찰력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연준의 새로운 경제전망과 점도표가 발표되는 9월에야 더 자세한 소식을 전달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때까지는 현재의 팬데믹 추이와 경제지표를 주시하는 게 더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원유시장

18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77달러(2.7%) 하락한 배럴당 63.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6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5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이어지고 있다.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가는 상황에서 델타 변이로 사람들이 여행을 자제할 경우 원유 수요가 더욱 부진할 수 있다는 관측이 지속됐다.

전일 에너지정보청(EIA)이 집계한 휘발유 재고는 애널리스트들의 감소 예상과 달리 69만6천 배럴 증가했다.

원유 시장에서는 휘발유 재고 증가는 최근 원유 수요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했다.

코메르츠방크의 카르스텐 프리치 애널리스트는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아직 3주 정도 남았지만 높은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사람들이 바이러스에 걸릴까 두려워 여행을 자제할 수 있어 미국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이 어떤 서프라이즈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미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유가 하락에 한몫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높아지고, 원유에 대한 수요는 줄어든다.

최근 원유시장에서 수요 감소 우려가 큰 가운데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요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졌다.

오안다의 크레이그 엘람 수석시장 분석가는 "중국을 비롯한 여러 곳의 코로나19 확산과 그에 따른 규제로 유가 하락이 진행되고 있다"며 "WTI 60달러, 브렌트유 64달러선이 지지선이 될 수 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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