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영 특파원 = 제롬 파월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점도표의 딜레마에 빠졌다.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시기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직접적인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연준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부 연준위원들은 필요한 경우 테이퍼링을 하고 나면 금리도 빨리 인상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하는 등 이견을 드러냈다.

금융시장이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을 예측할 점도표에 시선이 집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준이 9월 회의에서 매월 1천20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을 축소 또는 축소하기 전에 사전통지를 하는 경고를 할 가능성이 크다.

금융시장에서도 대체로 오는 11월에 연준이 본격적인 테이퍼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는 금리인상 예측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양상이다.

향후 2년반 동안의 금리 경로를 개별로 예측하는 점도표에 변화가 나타나면 시장은 연준의 금리인상 경로 예상을 조정해야 한다.

지난 6월 FOMC에서 연준위원 중 13명의 위원은 2023년에 금리인상을 전망했고, 7명은 2022년에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모든 위원들은 2021년까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6월 회의에서 2021년과 2022년의 연방기금금리 중간값은 0.1%였고, 2023년 중간값은 0.6%였다.

WSJ는 미 연준이 지난 6월 전망에서 금리인상 예측을 제출한 18명 중 7명은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한다면 내년에 금리인상이 정당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2명의 위원이 2022년 금리인상에 무게를 실으면 18명의 위원 중 최소 절반 정도는 내년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는 셈이기 때문이다.

9월 회의에서는 처음으로 2024년 금리 예측도 발표된다.

이 역시 연준이 처음 금리를 인상한 후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인상되기를 원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가 될 수 있다.

WSJ는 지난 6월 금리 예측에서 18명의 위원 중 대다수가 2023년에 최소 0.5%포인트(50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고 짚었다.

3월만 해도 2023년에 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다가 석달 만에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WSJ는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1970년도와 비슷한 물가상승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연준은 기본적으로 이런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부 코로나19에서 재개되는 부문에 집중된 '일시적인' 급등으로 봤지만 이미 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돈 상태다.

물가 상승 압력이 저절로 사라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해도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위험을 보는 연준 위원들도 많을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이에 WSJ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한 연준의 금리 예측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WSJ는 각 회의에서 컨센서스를 반영해 토론의 결과로 발표되는 통화정책성명과 달리 분기별 금리 전망은 어떤 전체적인 합의가 이뤄진 내용이 아니라며, 때로는 시장의 기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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