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연내 기업공개(IPO)를 위한 여정에 나서고 있는 케이뱅크에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가 '양면의 칼날'로 작용하고 있다. 케이뱅크의 입장에서는 업비트가 흑자전환과 IPO를 앞당긴 일등공신이지만, 두 회사의 관계 변화가 자칫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장기적으로 케이뱅크가 업비트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하는 숙제도 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잠정으로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연내 상장을 위한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당초 케이뱅크는 올해 흑자전환을 이룬 뒤 내년쯤에 상장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작년에 업비트 제휴 효과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상장 계획도 앞당겨졌다.

지난 2020년 6월 케이뱅크와 업비트가 손을 잡고 케이뱅크는 흑자전환에, 업비트는 시장 1위 사업자 등극에 각각 성공하면서 두 회사는 '윈윈(Win Win)'하는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최근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가 다른 은행으로도 제휴 확대 기회를 노리고 있는 상황 자체가 케이뱅크에는 위협 요인으로 꼽힌다.

두나무는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을 인수하면서 우리금융과의 파트너십 구축에 나선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업비트와 우리은행이 실명계좌 개설 계약을 맺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남승현 두나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작년말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가 아닌 우리은행과 실명계좌 계약을 한다기보다는 고객 편의를 위해 우리은행을 포함한 다른 은행으로 실명계좌를 확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뿐 아니라 다른 시중은행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현재로서는 금융당국이 복수의 실명계좌 개설에 유보적인 스탠스를 보이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적지만, 유력 대선 후보들이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 향후 관련 문턱이 다소 낮아질 수도 있다.

실제로 업비트가 실명계좌 발급 제휴 은행을 늘린다면, 케이뱅크의 수신액이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외형 확장세에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장기적으로 업비트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는 것도 숙제다.

케이뱅크 고객 및 수신이 늘어나는 데 업비트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1년새 219만명에서 717만명으로 약 500만명 늘었다. 지난 2020년부터 가상자산 투자자가 확대되면서 업비트 이용자 수가 크게 늘었고 그들이 케이뱅크 고객으로 이어진 셈이다.

케이뱅크 내부적으로도 업비트 의존도 축소를 주요 과제로 삼고 상품과 서비스의 다양화 및 고도화에 힘을 주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아파트담보대출 취급 확대, 전세 및 청년전세대출 출시 등을 해온 케이뱅크는 올해 개인사업자대출 출시를 준비하면서 자체 영업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서호성 케이뱅크 행장은 지난달 'CEO 신년 메시지'를 통해서 "2022년에는 케이뱅크만의 차별화된 노력을 통해 디지털금융플랫폼으로 확실히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책금융부 손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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