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또 한번 패닉 장세가 연출됐다. 미국 물가 충격에 미국 금리가 급등한 날에도 국내 시장에선 저가 매수 등으로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았으나,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의 발언과 달러-원 환율 급등세 등 악재가 몰리면서 시장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는 과정에서 이를 프라이싱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채와의 스프레드, 달러-원 환율 상승세 등을 고려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빅스텝 가능성을 열어놔야 한다며 그만큼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15일 연합인포맥스 장내국채 현재가(화면번호 4302)에 따르면 이날 장내에서 국고채 3년 지표물 22-4호는 전날보다 19.5bp 오른 3.775%에 마감했다. 국고채 10년 지표물 22-5호는 16.6bp 상승한 3.791%로 끝냈다.

이에 따라 국고 3년과 10년은 연고점을 눈앞에 뒀다. 국고 3년과 10년 연고점은 각각 3.795%, 3.847%다.

서울채권시장은 주 초 미국 물가 충격에도 비교적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의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13일 장 마감 후에 나왔다. 미국 CPI는 시장 예상치를 깨뜨렸고 근원물가 상승세도 거셌다.

이 때문에 지난 14일 서울채권시장에서 오전 장중 국고채 3년물과 10년물이 각각 15bp, 10bp 올랐다. 하지만 장 후반 저가매수 등으로 국고채 금리는 상승분 일부를 반납했다. 이에 따라 장내국채시장에서 3년물은 3.6% 밑에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이날 미국 물가 충격 후폭풍이 들이닥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미국 기준금리에 대한 컨센서스도 상향된 탓이다.

미국의 8월 CPI 발표 전,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최종 금리는 3.75~4.00%였다. 미국의 8월 CPI 발표 후에 최종 금리는 4.25~4.50%를 나타냈다.

증권사 한 운용역은 "그동안 매파재료가 쏟아졌으나 미국의 최종 기준금리는 상단기준 4%였다"며 "미국 소비자물가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기대가 무너지자 최종 기준금리 컨센서스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장이 충격에 빠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의 매파 발언도 채권매수세 위축에 일조했다. 전날 서영경 금통위원은 한 행사에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인플레 압력이 증가한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더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침 이날 달러-원 환율이 오르면서 장중 1,397.90원을 터치했다. 달러-원 환율이 1,400원대를 위협하는 상황까지 오자 시장에선 한은 금통위의 통화정책 기조가 '점진적 인상'에서 '적극적인 통화정책'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매와 해외금리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외국인은 3년 국채선물을 매수하다가 매도로 전환했고 10년 국채선물 매도세도 확대했다. 장중 아시아장 미국 금리도 오름세를 키웠고 호주금리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시장참가자는 미국 물가 오름세에 한·미 기준금리 전망치가 상향조정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금리 급등장이라고 평가했다. 금통위의 빅스텝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은행 한 운용역은 "최근 국고채 3년 금리 3.7%선에서 지지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 지지선이 깨졌다"며 "이 때문에 수급불균형이 나타나면서 채권매도세가 우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영경 금통위원 발언에 달러-원 환율도 1,400원대를 목전에 두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있다"며 "달러-원 환율과 한·미 스프레드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기준금리 전망치도 3.25~3.50%가 아니라 최소 3.50%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있다"고 말했다.
 

국고 3·10년 수익률
인포맥스 화면번호 5000

 

 

 


ygk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6시 1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