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에너지 가격 급등 속에서도 전기요금을 제대로 올리지 못해 올해만 수십조원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는 한국전력이 '킹달러' 여파로 외환평가손실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 이중고를 겪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한전의 외화자산은 14억3천만달러, 외화부채는 141억9천만달러에 달한다.

순부채 규모만 127억6천만달러에 이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근 달러-원 환율이 치솟으면서 미 달러 순부채의 평가손실 규모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올해 6월말 1,298.40원이던 달러-원은 전날 1,409.70원까지 치솟았다. 불과 두달여만에 111.3원이나 올랐다.

한전의 순부채 규모에 적용하면 한전의 외환평가손실은 무려 1조4천201억원에 달하게 되는 셈이다.

한전은 환율이 10% 오를 때 당기손익이 3천억원 감소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한전은 미 달러 외에도 호주달러와 스위스프랑, 유로, 파운드 등 다양한 통화의 자산과 부채를 보유 중이다.

원화는 7월 이후 이들 통화에 대해 약세며 홍콩달러에 대해선 7.33%, 스위스프랑에 대해선 6.13% 절하됐다.



스위스프랑 부채는 417억원, 호주달러 부채는 218억원, 홍콩달러 부채는 200억원이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비율은 올해 369.1%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하락해 2026년에는 282.4%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환율 상승에 따라 이러한 목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일준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최근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한전의) 적자가 더 확대되고 있어 기획재정부와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면서 달러-원은 1,400원을 돌파했고 전문가들은 달러-원이 1,450원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달러지수의 고공행진은 연준의 긴축기조 강화와 유럽의 에너지난의 영향도 받았는데 유럽이 천연가스 대체를 순조롭게 하기까지 킹달러 현상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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