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미국에서 우울한 소식이 하루가 멀다고 전해진다. 메타, 트위터 등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대규모 인력감축 소식이다. 그중에서도 아마존(amazon)의 인력구조조정 소식이 적잖게 충격으로 다가온다. 아마존은 이제 단순한 테크기업이 아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이자 미국 내 시가총액 3위의 거대기업이다. 이들의 인력감축은 경기침체를 대변하는 'R의 공포' 확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아마존이 이번주부터 약 1만명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 직원이 전 세계 총 150만 명에 달한다고 하니 감축 인원이 많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이번 감원이 아마존 창업 이래 최대 규모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아마존이 지난달 일부 사업 부문에서 채용을 동결한다고 했을 때도 시장의 충격이 컸던 터다. 채용 중단에 더해 이제는 인력감축까지 나선 것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아마존의 직원 해고 소식이 전해지기 전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는 전체 직원의 절반에 해당하는 3천700명을 해고하기도 했다. 메타도 전체 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1천명 이상을 감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있는 아마존 연구개발(R&D)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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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용 상황은 더 심각해 보인다. 중국 최대 테크기업인 텐센트는 지난 2분기 중 전체 직원의 약 5%에 해당하는 5천명을 감원한 데 이어 3분기에 추가로 2천명을 더 내보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는 상반기에만 1만3천여 명을 정리해고했다.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도 1년 사이 1만여명의 직원을 줄인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잇따른 인원 감축은 비용 절감의 일환일 것이다. 이른바 '코로나 특수'로 막대한 이익을 내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가 접는 과정에 있다. 고금리에 고물가까지 겹치며 소비는 급감했고, 이제는 경기침체를 맞닥뜨릴 위험에 처했다. 실적 악화를 눈앞에 둔 기업들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비용감축이다. 투자를 줄이거나 직원을 잘라내는 게 가장 쉬운 일일 수 있다. 아마존의 인력구조조정은 실적 악화에 대비한 예정된 수순인 셈이다. 아마존은 4분기 1천400억 달러대 매출을 예상했는데, 이는 시장 전망치 1천550억 달러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도 곧 맞이하게 될 현실이다. 유제품기업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사업종료 선언과 정리해고를 둘러싼 논란(결국 직원 30% 감원을 조건으로 사업을 유지하기로 했다.)을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미 많은 중소기업과 IT 강소기업으로 평가받던 스타트업까지 인력감축을 넘어 사업정리의 소용돌이에 빠져 있다고 한다.

국내 대기업들은 그나마도 버티는 중이다. 아직 인력감축을 본격화한 곳이 잘 보이지는 않지만, 투자 확대를 외치던 목소리는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신중한 행보를 걷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시리즈로 선보이고 있는 '대기업 자금운용' 기획물을 보면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도 투자를 줄이거나 유보하면서 현금을 쌓아두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연합인포맥스가 18일 오전 7시45분 송고한 '[대기업 자금운용⑧]'무차입 경영' 옛말…삼성SDI, 현금 개선에도 차입금↑' 등 기획물 참조) 시장금리 급등과 인플레이션 장기화 등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나타나는 와중에도 미리 차입금을 대거 늘리고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경영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확보가 살길이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들의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치열한 수 싸움을 연합인포맥스 기획물을 통해 계속 확인해보길 바란다. (취재보도본부 기업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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