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기획재정부가 역대급 사무관 인사를 '무탈하게' 마무리 지으면서 내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과 대화하는 추경호 부총리
(세종=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2022.5.11 kjhpress@yna.co.kr

인사 대상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데다, 비선호 부서에서 일하던 사무관들이 선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대폭 늘려줬기 때문이다.

14일 관가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 13일 역대 최대 규모인 190명 규모의 사무관 이하 인사를 단행했다.

통상 사무관 인사 규모는 매년 90~110명 정도였다.

예년과 비교해 인사 폭이 두 배 정도 확대된 셈이다.



이번 인사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취임한 이후 인사 제도를 대폭 변화한 영향이 컸다.

기재부는 사무관의 실ㆍ국 체류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1년 단축했다.

이에 체류 기간이 4년인 사무관과 3년인 사무관이 대거 대상자가 됐고, 인사 규모도 커지게 됐다.

여기에 한 가지 묘수가 더해졌다.

비선호 국에서 선호 또는 준선호국으로 갈 수 있도록 물꼬를 터준 것이다.

비선호국 인사 대상자의 약 70% 정도를 선호 또는 준선호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기재부의 한 사무관은 "그간 비선호국에 있으면 계속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이번 조치로 상당수가 선호 또는 준선호 실·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 비선호국의 인사 대상자 가운데 90%가 다른 실·국으로 이동했다. 당초 목표를 크게 웃돈 것이다.

와일드카드 활용도 늘었다고 한다.

와일드카드는 국 책임자가 이른바 에이스급 사무관들을 영입할 수 있는 우선권을 의미한다.

보통, 비선호국에서 와일드카드를 활용하는 데 이번에 그 숫자가 늘었다.

대신, 와일드카드로 뽑힌 사무관에게는 향후 인사에서 선호하는 실·국으로 갈 수 있는 우선권을 쥐여줬다.

사무관들은 대체로 이번 인사에 대해 호평이다.

'공정'과 '소통'을 이번 인사의 특징으로 꼽기도 했다.

기재부는 인사 대상 사무관을 상대로 간담회를 3차례 진행하기도 했다.

1급 간부들은 사무관 인사를 두고 2번이나 회의를 하면서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사무관 뿐 아니라 그들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봐온 간부들의 의견도 최대한 반영한 셈이다.

추 부총리가 지난해 5월 10일 취임하고서 나흘 만에 마련한 자리도 사무관과 대화를 위한 타운홀 미팅이었다.

오랜 공직 생활을 해 온 추 부총리가 실질적인 '일꾼'인 사무관의 입장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란 평가다.

차승원 기재부 노조위원장은 "이번에 다른 실ㆍ국으로 이동할 기회가 많이 만들어져 사무관들의 불만이 상당히 누그러졌다"고 전했다.

추 부총리는 전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는 직원들이 열심히 해서 평가받는 것이다. 마음에 상처가 있어서는 안 된다"라며 간부와 사무관들이 지속적으로 소통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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