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트릴레마(trilemma)는 미국 통화당국이 최근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집중하면서 직면한 세 가지의 동시다발적 문제를 의미한다.

트릴레마는 일반적으로 삼중고, 삼각딜레마, 삼중딜레마를 뜻한다.

월가의 저명한 이코노미스트인 모하메드 엘 에리언은 최근 방송에 출연해 "연준은 지금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 금융 안정이라는 세 가지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높여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트린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등 은행권의 연이은 파산이 연준의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SVB 붕괴 후 잠잠해지는 듯했던 은행 위기설은 최근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중심으로 재점화하고 있다. 파산 위기에 몰린 이 은행의 문제 해법을 놓고 미국 정부와 주요 은행 간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은행의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엘 에리언은 은행권이 위기에 빠져 있지는 않지만, '진동'이 느껴진다며 향후 미국 경제가 신용경색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신용경색은 일부 소상공인의 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적으로 신용이 위축된 상태를 말한다.

엘 에리언은 이런 신용 여건 위축은 연준이 25~50bp 금리를 인상한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연준이 직면한 다른 문제 중 하나인 물가도 쉽게 안정되지 않고 있다. 미국의 1분기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기 대비 4.2% 올라, 4분기의 3.7% 상승률보다 높아졌다.

엘 에리언은 "연준이 고용과 경제 성장률을 훼손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끌어내리는지 궁금하다"고 부연했다. (국제경제부 권용욱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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