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기획재정부 직원들 사이에서 추경호 부총리의 소통 능력과 약속한 것은 꼭 지키는 '선배'라는 평가와 신뢰가 커지고 있어 관심을 끈다.

인사말 하는 추경호 부총리
(서울=연합뉴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어린이날 맞이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기재부 직원 가족들을 초청행사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2023.5.5 [기획재정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직원들이 추 부총리에게 요청한 조직문화와 처우 개선 사안에 대한 대책들이 차근차근 마련돼 시행되고 있어서다.

추 부총리는 지난 1월 170여명의 직원과 타운홀 미팅을 했다.

당시 추 부총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하고 싶은 얘기는 물론, 요청하고 싶은 사항들이 있으면 가감 없이 제안해 보라고 했다.

경제 콘트롤타워 수장으로서 하루에도 분 단위로 일정이 빡빡한 탓에 직원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추 부총리는 정부세종청사까지 내려가 직원들의 목소리를 챙겼다.

당시 직원들이 내놓은 건의 사항은 대부분 '일과 삶의 균형'에 맞춰져 있었다.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한 주요 부처 가운데 기재부는 '세종의 등대'로 불린다.

기재부 사무실의 불은 밤늦게까지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빗댄 것인데, 각종 경제정책의 세밀한 사항들을 챙겨야 하는 기재부 직원들의 업무 강도는 세다.

부총리가 모처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자 직원들도 속내를 털어놨다.

2명으로 돼 있는 숙직 인원을 1명으로 줄여달라거나, 국내 출장비와 숙박비를 현실화해달라는 등의 현실적인 요구들도 표출됐다.

5개월이 지난 지금 직원들이 제안한 요구는 어떻게 됐을까.
행정안전부 규정상 불가피하게 숙직 인원을 2명으로 그대로 유지는 했지만, 1명은 재택이 가능하도록 개선했다.

7만원으로 제한됐던 국내 출장비는 과장급 기준으로 10만원으로 3만원 인상했다. 식대도 소폭이나마 증액했다.

일반 기업들과 비교하면 그게 뭐가 어려울까 싶지만, 법과 규정상 한계가 뚜렷한 공직 사회에서 이 정도라도 개선할 수 있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기재부 특성상 세종과 서울로 오가는 직원들이 많고, 서울 또는 지방에서 숙박까지 해야 할 경우 공무임에도 자비를 쓰는 경우도 많았는데 이에 대한 현실화가 이뤄지고 있어서 기재부 직원들의 만족도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추 부총리는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해 장관급 이상의 보수를 10% 감액하는 등 고위직의 고통 분담을 솔선수범하기도 했다.

직원들의 업무 외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동아리 활성화가 좋은 사례다.

직원들은 동아리 지원을 강화해 주고, 부총리도 직접 참여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당시 추 부총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3월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으로 기재부가 이사할 때 동아리 활동에 필요한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장소를 지하에 마련하도록 한 것도 추 부총리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직원들이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금도 상향 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정이 바쁘더라도 직원들과의 소통 기회가 있으면 기꺼이 참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처에서 주무관들과 연찬회를 열어 속 깊은 얘기를 듣고 자기 생각과 방향도 공유했다고 한다.

당시 연찬회에서는 'MBTI를 통해 살펴보는 공감·소통의 기술'이라는 내용도 공유했는데 큰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이다.

'가정의 날에 방송을 진행해달라'는 직원들의 요청에 추 부총리는 지난달 5일 어린이날에 집무실에서 직접 소통하는 '오픈 하우스'를 개최하기도 했다.

추 부총리가 직접 집무실로 직원 가족들을 안내하고 사진도 함께 찍는 등 '소통인'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한다.

기재부의 한 사무관은 7일 "추 부총리가 부임한 뒤 조직문화가 많이 개선되고 있다"면서 "직원들과의 소통에도 적극적이어서 매우 반갑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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