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지난달 31일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이 본격 가동한 가운데, 인터넷은행으로 대환 수요가 몰리고 있다.

하지만, 고신용자를 중심으로 대환 수요가 집중돼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를 채워야 하는 인터넷은행 입장에선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환대출 일별 한도가 매일 서비스 오픈 후 빠른 시간 내에 대부분 채워지고 있다.

일부 차주의 경우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가 열리는 오전 9시에 맞춰 '오픈런'을 하는 상황이 벌이지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환대출 금리가 이날 기준 최저 연 4.46%로, 은행권 중 최저 수준이며, 다른 인터넷은행과 비교해도 1%포인트(p)가량 낮다.

토스뱅크의 경우 월별, 일별 한도를 적용하고 있지 않지만 전체적인 수요의 흐름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하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플랫폼 개시 후 차주들의 초기 수요 등을 고려해 당분간은 금융사별 취급 한도에 제한을 두지 않고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당초 수요 쏠림과 과열 경쟁 등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사별 연간·월간 신규 취급 한도를 설정한 바 있는데, 이달 초 카카오뱅크 등 일부 은행들에 차주들이 몰리면서 이미 월 한도를 모두 채우는 상황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이후 금융사의 전략적 판단과 재량에 따라 대환대출 신규 취급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이같은 흥행은 인터넷은행에 마냥 반가운 상황인 것은 아니다.

인터넷은행은 기본적으로 중저신용자대출 확대 과제를 안고 있는데, 대환대출을 통해서는 대부분 고신용자대출이 유입되기 때문이다.

우량한 중저신용자대출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으나, 대환대출 플랫폼에 총부채원리금상환규제(DSR)가 예외 없이 적용됨에 따라, 이같은 규제와 대출 한도 측면에서 비교적 유리한 고신용자대출이 주로 들어올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대환대출을 통한 신규 취급 확대는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치 달성과 상충된다.

아직까지는 인터넷은행들은 대환대출 취급이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확대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는 상황은 없다고 보고 있으나, 연말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만큼 추이를 지켜본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1분기에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증가폭이 전분기 대비 전반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는데, 향후 중저신용자대출 확대 추세에 따라 대환대출 서비스가 탄력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이 네이버파이낸셜이나 카카오페이 등 대출비교플랫폼에 모두 입점을 하지 않은 이유도 대환대출 수요가 급격하게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며 "중저신용자대출 공급 확대 등 다양한 고려사항이 있는 만큼, 자체적으로 대출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 대환의 경우 중저신용자대출 확대 목표와 연결되어 있어, 영업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다만 올해 연말에 대환대출 인프라가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확대된다면, 인터넷은행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책금융부 손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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