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한화오션 제공]

 


(서울=연합인포맥스) 최정우 박준형 김학성 기자 = 한화오션(구 대우조선해양)이 대규모 유상증자에 나선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국내외 대형 증권사 5곳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2조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신주를 발행해 일반 공모 방식으로 자금 조달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추진하는 유상증자 규모는 이날 기준 한화오션 시가총액 8조3천억원의 30%에 해당하는 액수로, 올해 자금 조달 중 가장 대규모로 이뤄진다.

이날 오전 한화오션 주가인 3만8천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약 6천500만주의 신주가 쏟아지는 셈이다.

회사 측은 이번달 안으로 발행 신주 가격 등 구체적인 사안을 결정해 증자에 나설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오션은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 상환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 한화그룹의 방산 계열사는 한화오션의 지분 48.16%를 인수하는 대가로 약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쳤다.

이에 지난해 말 1조6천43억원에 달하던 한화오션의 순차입금 규모는 지난 6월 말 기준 4천145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천542.4%에서 484.9%로 줄었으며, 순차입금의존도는 13.1%에서 3.0%로 감소했다.

한화그룹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이후 자금 사정은 급속도로 개선됐지만, 한화오션의 실질적인 재무지표는 표면적인 수치보다 열악한 실정이다.

올해 2분기 말 기준 총 2조3천328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자본증권 전량을 부채로 재분류할 시, 자본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한화오션의 부채비율은 -218만1천898%로 급격히 악화한다.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이자비용도 연간 약 250억원을 지출하고 있어 부담이 크다.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스텝업(금리 인상 조정)도 오는 2028년 5월까지 1%로 유예하는 것에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과 합의했지만 2034년까지 1.5%, 2040년까지 2%, 이후 2.93%로 조정되며 금리에 대한 부담이 계속 증가할 예정이다.

이를 고려했을 때, 한화오션은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을 수출입은행의 공적자금 회수에 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오션의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조기상환은 지난 2021년 말 이후 사채 전부 및 일부에 대해서 1년마다 가능하다.

올해 6월에는 6개월마다 분할 상환이 가능하다는 옵션을 새롭게 마련하기도 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한다면 자본구조를 건전화하고 이자 비용도 대폭 아낄 수 있는 방안인 셈이다.

최근 한화오션의 수주잔고가 넉넉히 쌓여있다는 점도 대규모 유동성 확충의 이유로 풀이된다.

한화오션을 포함한 국내 주요 조선업체는 지난 2020년 4분기부터 최근까지 이어진 대규모 발주 덕택에 수주잔고를 넉넉히 채운 상태다.

한화오션의 지난 상반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7조원으로, 지난 2020년 말 8조6천억원에 비해 3배 넘게 늘어났다.

한화오션의 올해 수주 목표 대비 달성률은 국내 조선 3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긴 하나, 충분한 일감을 확보해 그에 상응하는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

아울러 환경 규제에 따른 선박 교체 수요도 업황 개선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이다.

기수주한 물량에 대한 대응뿐 아니라 향후 전함 등 특수선사업부에 대한 투자를 늘릴 가능성도 있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는 장기적으로 한화그룹 내 방산 계열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위한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 상반기 한화오션의 해양 및 특수선 사업부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 대비 자본의 절대 규모가 크지 않아 재무비율이 분기 손실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수주 확대에 따라 실적 개선세에 들어가고 자본을 확충해 재무구조 안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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