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필중 기자 = 주가 흐름으로 보면 공매도 전면 중단은 대체로 효과가 있었다. 공매도에 짓눌렸던 대표주 2차전지주는 개인투자자들의 매수 주도로 탄력적인 주가 회복세를 나타냈다.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공매도 물량이 남아 있지만, 당분간 개인 수급에 의존할 가능성이 커 주가가 추가 상승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린다.

5일 연합인포맥스 세계주가지수(화면번호 6511)에 따르면 코스피는 최근 한 달 동안 10.10% 올랐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11.1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주요 지수들도 상승세를 보였는데, 국내 증시는 이 중에서도 상위권을 기록 중이다.

2차전지 섹터 역시 이에 준할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대표 종목인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같은 기간 40.43% 올랐다. 에코프로도 4.71% 상승했다. 이외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6.97%, POSCO홀딩스는 8.45%, 포스코퓨처엠은 29.37% 올랐다.

특히 이들 종목은 공매도 이후로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5일 금융당국은 임시 금융위를 열어 내년 6월 말까지 국내 증시 전체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금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기존에는 코스피200, 코스닥150 편입 종목만 공매도를 허용했는데 그 범주가 넓어진 셈이다. 현재는 유동성 공급자, 시장 조성자에 한 해 차입 공매도가 가능하다.

2차전지 종목 중 강세가 두드러졌던 에코프로비엠 주가(아래 노란색 선)의 경우 공매도 금지 이후 종가 기준 29만9천 원까지 급등한 뒤 조정을 받았지만, 공매도 거래량(아래 파란색 기둥)이 줄어들면서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이달 삼성SDI와 약 44조 원 규모의 양극재 공급 계약을 맺은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공매도 중단 이후 에코프로비엠 주가 추이
출처: 연합인포맥스 공매도 일별 추이(화면번호 3483)

 

최근 코스피에 입성한 2차전지 양극재 핵심소재 제조업체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머티)는 극단적인 예다.

 

지난 17일에 상장한 에코프로머티의 공모가는 3만6천200원이었는데, 지난 4일 종가 기준 13만7천500원을 기록했다. 상장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정 밸류에이션을 책정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연이은 강세로 현재 공모가 대비 약 3.8배에 거래되고 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가 없기 때문에 약식으로 2024년 회사의 수익성을 평가해 보면 24년 주가수익률 기준 309배 수준"이라면서 "공교롭게도 상장 시점이 공매도 금지 정책 시행 이후이다 보니 업황을 고려한 신규 매도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점이 주가 강세의 배경"이라고 진단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잔고는 그대로라 포지션 청산에 따른 물량 출회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는 남아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일 기준 에코프로, LG에너지솔루션, POSCO홀딩스의 공매도 잔고는 1조1천442억 원, 1조3천950억 원, 7천144억 원으로 지난 30일과 비교했을 때 잔고 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에코프로비엠의 공매도 잔고는 한 달 전보다 3천억 원 늘어난 1조4천892억 원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현재 상당수 2차전지 종목 주가를 견인하는 주체는 개인이기에, 공매도 포지션만 청산하지 않는다면 이들 수급 흐름에 주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주가가 급등하는 종목일수록 개인의 순매수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연합인포맥스 일별 전 투자자(화면번호 3332)에 따르면 개인은 최근 한 달 동안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각각 1천834억 원, 2천802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LG에너지솔루션(904억 원), POSCO홀딩스(31억 원), 포스코퓨처엠(618억 원) 등도 대부분 개인이 사들이면서 시장 가격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기간한국 주식시장의 외국인 거래량은 적은 상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대외 악재 완화 여부에 따라 공매도 금지와는 별개로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순 있지만, 외국인 수급의 확산성은 강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했다.

joongj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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