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0일 달러-원 환율은 위험 선호 심리에 1,320원대로 하락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간밤 달러 가치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달러 인덱스는 비둘기파 유럽중앙은행(ECB)으로 유로화가 약세를 보이며 103.8선까지 올랐으나 재무부의 1분기 차입 계획이 나온 뒤 103.45선으로 내렸다. 전장 서울환시 마감 무렵과 같은 레벨이다.

미국 재무부는 올해 1분기 7천600억 달러를 차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예상치보다 550억 달러 감소한 수치다. 2분기에는 국채 발행 규모는 2천200억 달러로 추정했다.

재무부는 "1분기 순 재정 흐름이 예상보다 높았고 분기 현금 잔고도 더 많았던 것이 주된 이유"라고 차입액이 줄어든 배경을 설명했다.

예상보다 적은 차입에 미 국채 금리는 장기물 위주로 하락했고 강해졌던 달러 가치도 제자리로 돌아왔다.

역외 달러-원 1개월물도 하락했다.


◇ECB도 금리 인하 기대 고조…4월이냐 6월이냐

전일 뉴욕장 초반에서는 달러가 강세를 나타냈다.

ECB에서 비둘기파적인 목소리가 나오며 유로화가 약해진 영향이다.

마리오 센테노 포르투갈 중앙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를 조만간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며 4월 금리 인하 기대를 끌어올렸다.

그는 물가를 끌어올리는 거의 모든 요인이 사라졌으며 임금 인상의 가시적인 2차 효과는 없다고 봤다.

이어 금리를 결정하기 위해 5월 임금 데이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센테노 위원은 ECB 내에서 비둘기파로 분류된다.

ECB 내 비교적 매파 목소리도 나왔지만 시장은 ECB 금리 인하에 초점을 맞췄다.

페테르 카지미르 슬로바키아 국립은행 총재는 금리 인하가 손이 닿는 범위 내에 있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인내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4월보다 6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다면서 디스인플레이션 신호는 긍정적이지만 아직 확신에 찬 결론을 내리기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로존의 이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내달 1일 발표된다.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9% 상승한 바 있다.


◇중국 증시 부양 지속…자금도 대규모 유입

중국은 증시 부양 의지를 지속해서 나타내고 있다.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는 전일 베이징에서 열린 전국 화상회의에서 상장 기업의 실적 개선과 증시 투자심리 회복을 경제 성장을 통한 안정의 중요 수단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중국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도 상장한 국유기업의 시가총액 평가를 전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제도 도입으로 국유 기업의 도전적인 목표 설정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4일 국유기업 핵심성과지표(KPI)에 시가총액 관리를 포함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라고 말한 뒤 정책이 구체화됐다.

중국의 부양책으로 중국 증시 자금 유입은 빠르게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헤지펀드가 5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중국 주식 매입을 늘렸다고 분석했다. 주식 시장 턴 어라운드에 베팅한 것으로 추정된다.

헤지펀드가 아시아 신흥시장 포지션을 늘리면 코스피로의 자금 유입도 기대해볼 수 있다.


◇코스피도 상승 탄력…원화 강세 기대

코스피가 하락 추세를 반전한 점도 원화에는 긍정적이다.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저점 대비 3%가량 반등했다.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기대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주가순자산비율(PBR) 등 상장사의 주요 투자 지표를 비교 공시하고 기업가치 개선 계획을 공표하도록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해당 소식에 대표적인 저PBR주인 이마트는 15%, 롯데쇼핑은 8.62% 급등했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추진, 대주주 요건 완화의 후속 대책이다.

4월 총선을 앞두고 당국은 증시 부양 강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고 이는 원화에도 호재다. 연초 원화 부진에 코스피 폭락 영향이 상당한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코스피 상승 여력은 상당하다.

금융당국의 목표대로 코스피 PBR이 1이 된다면 코스피지수는 2천77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 현재 코스피 PBR은 0.9배, 일본은 1.4배, 미국은 4.5배 정도다. 일본은 지난해 초 기업가치 개선방안 실행을 촉구한 이후 닛케이225 지수는 30% 넘게 올랐다.

다만 정책 변화로 인한 코스피가 오르더라도 자금 유입이 아닌 자금 이동일 가능성은 유의해야 한다.

전일 코스피가 외인 매수세로 상승하는 와중에 코스닥은 외인 매도세로 2% 내렸다.


◇RBNZ도 "물가 안정까지 갈 길 멀다"…NZD 강세

폴 콘웨이 뉴질랜드중앙은행(RBNZ)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이 효과가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가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전일 한국은행에서 물가 안정기에 진입하려면 평균 3년이 넘게 걸린다며 일관된 통화 긴축이 필요하다는 보고서와 같은 맥락이다.

콘웨이는 또 성장률 하향 조정 중 일부는 기술적인 변화에 따른 것이며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낮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뉴질랜드의 3분기 실질 경제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3% 역성장했다. 예상치는 0.2% 성장이었다. 4분기 물가 상승률은 4.7%였고 전망치 5%보다 낮았다.

콘웨이의 발언 이후 뉴질랜드달러-달러 환율은 0.610달러에서 0.614달러로 상승했다.

토마스 조던 스위스중앙은행(SNB) 총재는 올해 인플레이션이 2%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는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상황은 훨씬 나아졌으며 "꽤 좋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스위스의 지난달 인플레이션은 1.7%였다.


◇백악관 "이란과 전쟁 원치 않아"…유가 소폭 하락

미국 백악관은 친이란 민병대 공격으로 인한 미군 사망에 대한 보복 의지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이란과 전쟁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군을 공격해온 무장단체의 배후 격인 이란을 타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미국 야당인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거세게 제기되는 상황이지만 이번 공격의 주체에 대한 보복에 초점을 맞출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동 지정학적 위험의 척도로 볼 수 있는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근월물 선물 가격은 76.98달러로 전일 대비 1.3%가량 내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1월 원유 출하량이 대체로 유지됐다는 분석이 나온 점도 영향을 줬다.


◇무역수지 걱정할 것 없다

한편 우리나라 무역수지가 이달 들어 악화하고 있지만 걱정할 것이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무역수지 악화는 겨울철 난방 수요 등 계절적 요인이고 반도체 수출 회복 전망이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이달 20일까지 무역수지는 26억 달러 적자다. 지난달 같은 기간 16억 달러 흑자에서 악화했다.

1월 전체로는 13억9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월의 58억2천400만 달러 흑자에서 둔화하는 수치다.

다만 BNP파리바는 최근 보고서에서 이달 우리나라 무역수지 약세가 계절적 요인이라면서 반도체 수출 증가로 원화 강세 모멘텀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 20일까지 일평균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이달 전체 수출액은 전년보다 14.23% 늘어난 529억4천만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BNP파리바는 또 한국은행이 달러-원 1,350원 선, 일본은행은 달러-엔 150엔 선에서 추가 약세를 방어하려는 의지가 강하고 투자자들의 원화 매수 포지션도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월 무역수지는 내달 1일 발표된다.

최근 10년 간 월별 무역수지
BNP파리바

 


한편 이날 장중에는 일본의 지난달 실업률과 호주의 지난달 소매 판매가 공개된다.

호주의 지난해 11월 소매 판매는 365억 호주 달러로 월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2월에는 소폭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331.4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05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335.70원) 대비 2.25원 내린 셈이다.(금융시장부 이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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