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서 기술경쟁으로 전략 바뀐 탓"

(세종=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대기업집단의 경우 원화가 약세를 보이더라도 이것이 뚜렷하게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않는 반면 비용 부담은 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은 11일 '환율 변동이 국내 제조업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대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이 0.29%포인트(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중간재 수입 비용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보고서는 "대기업집단의 수출 전략이 점차 가격 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바뀌면서 원화 가치가 하락했을 때 제품의 수출가격 하락을 통한 매출 증대와 같은 매출효과가 사라졌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어 "대기업이 자체적으로 환율 영향을 해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환율 급등의 부정적 영향을 상당히 받을 수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정책적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업종별로는 소재부품 산업군에서 환율 하락에 따른 긍정적 영향이 가장 컸다.

보고서는 원화 가치가 10% 하락할 경우 소재부품 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0.42%p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며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군 내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0.11%p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말했다.

ICT 산업군 기업들에서 수입재 가격 인상에 따른 기업 수익성 악화가 유의미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실질실효환율 10% 하락에 따른 기업의 경영 성과 변화: 산업군별
[산업연구원 제공]

 


보고서는 "원화 가치가 떨어져 중간재 수입 비용을 늘림으로써 영업이익률이 악화하는 효과는 ICT 산업군을 제외하면 분명하지 않다"며 "고환율과 관련된 수입 비용 상승에 대한 정책 대응이 ICT 산업에 집중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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