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피벗, 국내 디레버리징 중단 소지…유의해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한국은행은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벗(통화정책 기조 전환)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시장 변동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연준의 피벗은 국내 통화정책 측면에서 외환부문의 부담을 덜어주지만 디스인플레이션 및 디레버리징에 대한 위험은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14일 내놓은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미 연준 통화정책의 기조 전환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실제 기조 전환시 글로벌 금융·경제상황 및 통화정책 운영 여건이 크게 변화할 것"이라며 "관련된 대내외 영향을 면밀히 살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미 연준의 글로벌 영향력이 크게 커진 것으로 평가되는 상황에서 나왔다.

올해 안에 미 연준의 피벗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인식되는 상황에서 그 영향력을 미리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한은은 먼저 향후 미 연준은 예상치 못한 급격한 경기침체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정책금리를 중립적인 수준까지 점진적으로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올해 말까지 3회, 2026년 말 2.9% 수준으로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장기 중립금리 수준(2.5%)을 소폭 상회한다는 것이다.

시장참가자들 역시 대부분은 올해 중 중앙은행 정책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은 대체로 주요 가격변수들에 이미 반영된 상태다.

따라서 금리인하의 시기나 폭과 관련해 기존 예상과 다른 정보가 제공될 때마다 국내외 금리·주가·환율 등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개별 중앙은행이 여전히 자율적 통화정책을 통해 효과적으로 거시경제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전제하면서도 각국의 자본시장 개방, 외환시장 및 교역 연계 등이 확대되면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파급력이 과거보다 강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고금리가 장기간 이어지는 상황에서 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금융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향후 주요국 통화정책과 관련한 주요 지표와 기대변화 등을 세밀히 살펴나갈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한국은행

 


한편 한은은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인하할 경우 금융 측면에서는 달러화 절하, 신용 및 기간 스프레드 축소 압력으로 작용하면서 글로벌 포트폴리오가 조정될 것"이라며 "실물 측면에서는 신흥국의 수출입을 중심으로 글로벌 교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외환부문의 우려가 경감되면서 통화정책이 대내 여건에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최근 자산가격 급등을 경험했던 경제주체들이 물가 및 자산가격 상승 기대를 재형성할 가능성이 있고 국내에서 부채 디레버리징이 지연되거나 중단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따라서 "미 연준의 통화정책 완화는 국내 통화정책 측면에서 외환부문의 부담을 덜어주겠으나 디스인플레이션 및 디레버리징 위험은 증대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관련된 대내외 영향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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