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였으나 서울외환시장에서 평가손실 확대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채 금리가 오르고 엔화가 약세를 나타내면 상품 손실이 확대되는 탓이다. 이 때문에 시장참가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시장금리 하락과 엔화 강세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20일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는 최근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가 손실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지난해 12월과 이달에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 출시했다. 상품명은 각각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 H)',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다.

KB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출시한 상품의 기초지수는 서로 다르나 상품 성격은 엇비슷하다.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는 미국채 30년물과 엔화에 투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들 상품은 달러-엔 환헤지로 엔-원 재정환율에 노출된다.

이들 운용사는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가 향후 금리 하락 시 장기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자본차익과 엔화 강세전환 기대감에 따른 환차익을 동시에 추구한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날 일본은행(BOJ)이 17년 만에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달러-엔은 상승했다. BOJ가 향후 완화적인 금융여건을 지속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인덱스가 상승했다.

달러는 엔화와 원화 대비 상승했다. 하지만 엔화 약세폭이 더 가팔랐다. 이에 따라 전날 엔-원 재정환율은 하락했다. 엔-원이 내리면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 평가손실이 증가한다.

또 최근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축소됨에 따라 미국채 금리가 상승했다. 이 또한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 손실을 키울 수 있다.

실제로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는 최근 하락세다.(첫번째와 두번째 차트 참고)


첫번째 차트. KBSTAR 미국채30년엔화노출(합성 H)

 


두번째 차트. AC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액티브(H)

 


이에 시장참가자는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 투자 시 시장상황을 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은행 한 딜러는 "올해 초만 해도 채권금리 하락과 엔화 강세전환 기대감이 있었다"며 "하지만 최근 시장 여건은 정반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시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미국채 30년 엔화노출 ETF 같은 상품에 투자할 때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에선 중장기적으로 미국 금리 하락과 엔화의 점진적 강세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진단도 제기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도 "BOJ가 마이너스 금리정책을 종료해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금리차가 줄어들고 엔화도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금리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이 있으나 올해 중 금리인하가 가시화될 것이라는데 많은 전문가가 입을 모으고 있다"며 "높은 금리의 이자를 수취하면서 사전에 대비하는 투자가 유효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도 "엔-원 방향성과 금리 방향성에 따라 4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며 "투자자는 방향성을 고려해 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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