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푸틴 대통령.
(모스크바 EPA·스푸트니크=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의회의 주요 당파 지도자들과 만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치러진 대선에서 5연속 집권에 성공했다. 2024.03.20 passion@yna.co.kr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소비자 심리와 인플레이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휘발유 가격이 오름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갤런당 4달러선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갤런당 4달러선은 소비자 행태를 결정적으로 바꿔놓을 수 있어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며,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정치권에서도 주시하는 레벨이다.

미국자동차협회(AAA)가 집계하는 미국 휘발유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지난 26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갤런당 3.535달러를 나타냈다. 약 5개월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해 들어 14%가량 올랐다.

자동차가 필수품인 미국에서 휘발유는 소비자들이 가장 자주, 정기적으로 구매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전체 소비와 기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휘발유 소매가격은 2022년 여름 한때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팬데믹 사태가 촉발한 물가 불안 속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가세하며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던 탓이다.

그 무렵 미국의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대비)은 9% 안팎 수준까지 솟구쳐 올랐다. 팬데믹 사태 전에 휘발유 소매가격이 4달러선을 웃돌았던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미국 휘발유 가격이 올해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 출처: AAA, 미국 노동통계국(BLS).

 

이번에도 불안 요인으로 꼽히는 것은 러시아의 움직임이다.

27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러시아가 예상보다 공급을 많이 줄이고 있어 휘발유 가격이 두 달 안에 4달러선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초 러시아는 2분기까지 석유 생산량과 수출량을 합쳐 하루 47만1천배럴을 추가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원유가격은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오는 9월에는 100달러선을 테스트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우크라이나가 최근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을 감행한 것도 미국 휘발유 가격에 상승 압력을 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우크라이나는 하루 50만~100만배럴의 물량에 타격을 준 것으로 추정되는데, 유가정보업체 OPIS의 톰 클로자 에너지 분석 글로벌헤드는 이에 대해 "(휘발유 가격 상승)촉매 중 새로운 와일드카드"라고 말했다.

JP모건의 카네바 애널리스트는 휘발유 가격이 4달러선에 접근하면 미국 정부는 전략비축유(SPR) 매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4달러 이상으로 급등하면 여름에 휘발유 수요가 하루 20만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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