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지수 하락에 따른 증권사 영향 점검'

"채권시장 영향력은 제한…운용채권 분산돼"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정현 기자 = 홍콩H지수 하락 여파로 ELS(주가연계증권) 투자 수요가 크게 위축되면서 일부 증권사는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이와 관련해 채권시장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봤다. ELS 관련 운용채권 규모가 작고 투자 채권 종류도 다양하게 분산돼 있어서다.

28일 한은은 국회에 보고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H지수 하락에 따른 증권사 영향 점검'을 주제로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다.

H지수는 중국 경기 부진 등으로 현재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태다. 지난달(2월) 말에는 지난 2021년 2월 기록한 고점 대비 53.6% 하락하기도 했다.

한은은 H지수가 포함된 ELS 투자자 손실이 커지면서 투자수요도 위축됐고 은행권도 ELS 판매를 중단하면서 당분간 ELS 발행은 부진할 것으로 관측했다.

실제 지난 2월 ELS 상환 대비 발행 수준은 2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ELS 만기상환 물량이 3~12월 약 13조원에 달하는데 2월의 발행 분위기가 지속된다면 ELS 발행잔액은 지난해 말 35조원에서 올해 말 20조원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ELS 시장 위축은 ELS 발행 의존도가 높은 일부 증권사의 영업 위축 및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는 ELS 발행자금으로 매입한 채권을 증권 대차, 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 등에 활용하는데 이 부분이 위축될 수 있어서다.

다만 보고서는 퇴직연금 시장 성장 등으로 ELB(주가연계 파생결합사채) 발행이 늘어나면서 ELS 발행 급감에 따른 영향을 일부 상쇄할 것으로 봤다.

채권시장에의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한은은 관측했다. ELS 관련 운용채권 규모가 축소되겠지만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서는 크지 않고 운용채권도 회사채, 여전채, 은행채 등으로 다양하게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한편 지난 2021년 이후 H지수를 기초로 한 ELS가 증권사의 수익성과 유동성이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한은은 봤다.

2022년 4분기 중 ELS 관련 손실이 일시적으로 발생하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하락 속도가 완만했고 다른 주요국 주가지수가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ELS 발행자금의 자산운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과거(2020년 7월) 파생결합증권 규제 강화로 증권사의 현금성 자산과 외화유동성이 확충된 데다 장내 파생상품 증거금과 예치금 마련을 위한 유동성 수요가 과거 급락시보다는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분산되면서 증권사의 유동성 상황도도 양호했다.

한국은행

jhkim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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