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은행서 2천500억달러 빠져나갈 것"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금융위기 당시 도입한 '무이자예금 무제한 원금보장제(Transaction Account Guarantee, TAG)'가 예정대로 연말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중소형 은행들의 무이자예금 계좌에서 대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FBR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TAG의 종료시 약 2천500억달러에 달하는 예금이 중소형 은행에서 신용도가 더 높은 대형 은행이나 대형 머니마켓펀드(MMF)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FDIC는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지난 2008년 10월 신용경색을 막으려고 주로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이 이용하는 계좌인 무이자예금에 대해 한도 없이 지급을 전액 보장해 주는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 제도는 지난 2010년 말 한차례 연장되고 나서 다시 올해 말로 종료 시한을 맞았다.

의회에서 재연장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지급보증 한도는 일반예금처럼 25만달러로 축소된다.

무이자예금 계좌 예치액은 지난 3분기 말 기준 1조5천억달러가량으로, 지난해 초 이래 5천억달러 이상 증가했다.

민주당 소속 해리 리드(네바다주) 상원의장은 이번 주에 TAG의 재연장안을 상원 표결에 부칠 계획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다수인 상원에서 법안이 가결되더라도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의 문턱을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WSJ는 공화당 의원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정부 지원이 계속되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의원 보좌진들은 TAG가 내년까지 계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에서도 TAG의 재연장에 대해 입장이 갈리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소형 은행들은 재연장안 통과를 위해 의회에 마지막 호소를 하고 있지만 대형 은행들이 이에 제동을 걸고 있다.

JP모건과 웰스파고 등 대형 은행들이 참여하는 모임인 금융서비스회의(Financial Services Roundtable)는 지난달 말 의회에 서한을 보내 "금융기관들이 중요하고 긍정적인 개혁 조치를 시행해 온 시점에 TAG를 연장하면 금융기관의 안정성에 대한 오해를 낳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WSJ는 전했다.

주무 기관인 FDIC 역시 TAG의 재연장이 필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마틴 그룬버그 FDIC 의장은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TAG가 재연장되지 않아도 미국 은행이 유동성을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sj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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