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3년이 넘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부채 위기에 훈풍이 분다. 최근의 유로화 강세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금융시장에서 유로존에 대한 자신감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역내 재정 부실국에서는 국채 금리가 안정되고 있다. 지난 17일 스페인 재무부는 3년과 5년, 28년 만기 국채를 목표범위 상단에 해당하는 45억유로어치 발행했다. 낙찰금리는 낮아졌다.

채권펀드 핌코가 스페인, 이탈리아 국채를 살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부유한 북유럽 국가에서도 부실국에서 투자금을 빼내길 멈췄다. 일부는 다시 자금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자산운용사인 카르미냑 제스티용은 최근 몇 달간 안전하지만 금리가 낮은 독일 국채를 매각하는 대신 스페인과 이탈리아 국채를 사들였다. 이는 부실국 금리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줬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화를 구하고자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밝힌 것이 계기였다.

올드 뮤추얼 에셋 매니저스의 크리스틴 존슨은 한때 실체적이던 유로존 붕괴 위험이 사라졌다면서 드라기 총재의 발언 뒤로 부실국에 대한 신뢰도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이러한 분위기 변화는 유로존으로의 자금 유입과 위기를 끝내려는 당국의 의지 등 실질적인 증거로 뒷받침되고 있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은 꾸준히 외채 의존도를 낮추고 있다. 스페인의 올해 경상수지가 균형 상태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부진한 경제 활동은 위기가 끝난 것이 아님을 시사한다. 역내 최대 경제인 독일이 1분기에 소폭의 성장세를 기록하겠으나 다른 국가들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위르겐 미헬스 씨티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이 사라지지 않았다면서 재정, 금융 부문의 건전성에 다시 우려가 커지면 지금과 같은 낙관적인 분위기가 빠르게 냉각하리라 내다봤다. (국제경제부 이효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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