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美 MMI 연구 결과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베이비부머 은퇴자 10명 중 5명 가까이가 은퇴 후 삶이 이전만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후 삶이 더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12%에 불과했다.

2일 서울대학교 노화ㆍ고령사회연구소와 MMI(미국 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의 '2차년도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0년 1차년도 연구에서 조사했던 베이비부머 조사 대상자 중 3천275명의 삶의 변화를 8가지 영역으로 나눠 추적 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자의 45%가 은퇴 후 삶이 이전만 못하다고 응답했다.

또 지난 2년새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 관련 지출 비용은 27% 늘었고 보건의료비도 11% 증가했다. 반면 자신들을 위한 여가 지출 비용은 14% 줄었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후 삶에 대비한 경제적 준비 수준도 지난 2010년에 비해 낮아졌다.

베이비부머들의 개인연금 가입률은 44%에서 38%로 줄었고 보험 가입률도 82%에서 77%로 낮아졌다. 펀드 가입률은 13%에서 9%로 4%포인트 낮아졌다.

베이비부머의 '캥거루족' 자녀에 대한 부양 부담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세 이상 성인 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80%가 자녀와 함께 살고 있었고 이들 자녀의 41%는 대학을 나왔지만 취업비율은 35%에 그쳤다.

보고서는 "초혼연령 증가와 청년실업 문제로 젊은 세대의 독립이 지연됐다"며 "이 때문에 성인자녀에 대한 지원기간도 연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는 베이비부머들이 은퇴 후 삶을 준비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함께 살지 않는 성인 자녀가 있는 베이비부머의 18.3%는 여전히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꾸로 경제적 지원을 받는 베이비부머 비율은 33%였다. 이들 중 과반 이상이 매달 30만원 이하로 지원을 받았다.

함께 살지 않는 손(孫)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베이비부머 4명 중 1명이 이들 양육에 직접 참여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베이비부머가 비동거 성인자녀에게 경제 지원을 제공하는 비율보다 받는 비율이 높았지만 지원 규모는 부머가 제공하는 액수가 받는 액수보다 컸다"고 기술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지난 2년간 베이비부머의 삶이 녹록지 않았고 삶의 변화 방향성도 희망적이지 못했다"며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yha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