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효지 기자 = 블룸버그가 구독자의 개인 정보에 무단으로 접근한 것과 관련해 구독자인 금융업체들은 블룸버그가 정보를 부정적인 기사를 쓰는 데 활용할 뿐만 아니라 결국 경쟁업체로 거듭나는 데 이용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미국 시간) 블룸버그가 최근 몇 년간 주식, 채권, 파생상품의 새로운 트레이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확장했다면서 이에 따라 블룸버그가 자산운용사나 리서치센터와 같은 전통적인 월가 업무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컨설팅업체 탭 그룹의 래리 탭 대표는 "블룸버그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합쳐보면 블룸버그의 성격이 점점 증권 중개사(브로커리지)를 닮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블룸버그가 아직 브로커리지 쪽에서 지배적인 힘을 갖고 있지 않고 구독자의 우려를 잠재우고자 신중한 자세를 보이지만 "일부 브로커들은 블룸버그가 적인지 동지인지 의문을 품게 됐다"고 지적했다.

월가가 가장 민감하게 보는 사업부는 트레이드북이라는 블룸버그 자회사로 이 회사는 고객을 대신해 거래하고 수수료를 받는 업무를 한다.

트레이드북은 1996년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하다가 2010년 모건스탠리 출신 래리 티어니가 최고경영자(CEO)로 영입되면서 주식과 옵션거래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블룸버그는 트레이딩 업무가 데이터 제공업무와 분리돼 있으며 (철저한 업무 분리로) 수년간 독자들로부터 신뢰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자세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 NYT의 지적이다.

신문은 블룸버그가 핵심 사업인 터미널 판매가 둔화하자 사업 확장을 모색하게 됐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2008년 금융위기 이전 2014년까지 연매출 100억달러를 달성하자는 목표를 세웠지만 지난해 매출은 80억달러에 그쳤다.

블룸버그는 스와프 전자거래를 트레이딩 업무에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각국 중앙은행들도 블룸버그가 금융거래정보단말기(블룸버그 단말기)를 이용해 그들의 개인정보에 무단접근했는지 확인 중이다.

한국은행, 일본은행(BOJ), 유럽중앙은행(ECB)에 이어 영란은행(BOE)과 인민은행(PBOC) 등이 블룸버그가 그들의 기밀 정보를 열람했는지 블룸버그 측에 문의했다.

BOE는 블룸버그가 자사 기자들이 고객 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중앙은행 업무에 기밀 유지는 결정적이라고 비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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