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0일 서울채권시장은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사실상 출구전략을 선언한 데 따라 조정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간밤에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15bp나 치솟았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200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이 화근이 됐다.

버냉키 의장은 Fed가 예상하는 대로 미국 경제가 진전을 보인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올해 말 자산매입 속도를 늦추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1분기에 약화된 조치를 유지하고, 내년 중반께 자산 매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적완화 불확실성이 시장을 짓누른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버냉키 의장이 이를 더 구체화했다는 점이 큰 충격을 준 것으로 평가됐다. 연내 긴축에 들어갈 수 있으며 내년 중반께 자산매입을 중단할 것이라고 선언한 점을 두고 하는 얘기다.

앞서 서울채권시장은 전일 FOMC를 앞두고 조정을 거쳤으나 버냉키발(發) 추가 약세가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의 조기 출구전략 관측이 확산함에 따라 외국인의 채권자금 이탈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 등 국내 기관의 투자 심리가 취약한 가운데 손절이 손절을 부르는 악순환이 거듭될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일부 기관의 경우 최근 채권금리 급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나면서 내부적으로 운용한도가 축소됐다는 얘기까지 전해지는 상황이다.

국채선물시장에서 외국인 대응이 주목된다. 외국인은 월물 교체 이후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이는 추세를 보였다. 전일은 1만3천계약 가까이 순매수했다. 그동안 비워뒀던 곳간을 다시 채워가는 과정이라면 여건 악화에도 저가매수 시도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외국인 선물 매수가 지속된다면 그나마 조정폭이 제한될 여지는 있어 보인다.

▲美 주가.채권가격 급락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말에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힘에 따라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206.04포인트(1.35%) 하락한 15,112.19에 거래를 마쳤다.

Fed는 이날 매달 850억달러에 이르는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하고 연방기금(FF)금리를 현행 0~0.2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또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해 지난 3월의 2.9~3.4% 범위로 예상했던 데서 3.0~3.5% 범위로 제시했다.

Fed는 실업률이 여전히 높다면서도 내년에 6.5%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Fed는 실업률이 6.5%로 떨어지면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19명의 Fed 위원들 가운데 15명이 2015년에 첫 번째 금리인상이 단행될 것이란 예상을 밝혔다.

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힌트를 줌에 따라 1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했다. 이 금리는 전일보다 15bp 급등한 연 2.334%를 나타냈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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