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11일 서울채권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내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 부각으로 미 국채금리가 폭등세를 보인 데 따라 강한 충격을 받을 것으로보인다.

미 금리 상승폭만 놓고 보면 지난 6월의 이른바 '버냉키 쇼크' 당시에 버금가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10년만기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4.5bp나 오른 연 2.750%를 나타냈다. 5년만기 금리는 11bp 높아진 1.418%를 기록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2bp 남짓 남은 국고채 3년물의 박스권 상단도 의미가 없게 됐다. 시장 참가자들은 새롭게 형성될 박스권 수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재닛 옐런 Fed 의장 지명자가 오는 14일 상원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 일방향의 약세 베팅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옐런은 Fed에서 대표적인 비둘기파로 분류돼왔다. 당장 시장은 12월 테이퍼링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옐런의 발언 수위에 따라 전망이 뒤집힐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

다음 달 초에 나올 11월 고용지표 전망이나 결과에 따라서도 테이퍼링 시기에 대한 관측이 크게 갈릴 수 있다.

미 3분기 국내총생산(GDP)에 이어 10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나왔음에도 연방정부의 셧다운 이후 지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진 상태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주말 연설에서 고용이 개선됐지만,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화정책 결정을 위한 여건이 생각보다 어둡다면서 경제지표의 신뢰도가 떨어져 경기에 대한 평가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버냉키 쇼크 당시에도 국고 3년의 경우 3.0%선이 강력한 저항선이 됐다는 점에서 2.9~3.0% 밴드의 새로운 박스권 전망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미 금리 폭등에 따른 충격파로 이날 국내 채권금리의 갭상승이 불가피하지만, 추격 매도보다는 추이를 좀 더 보겠다는 심리가 커질 수 있다.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 연장은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지난 8거래일간 7만계약 가까운 물량이 나와 기존 매수포지션의 상당 부분이 청산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 매도 강도가 점차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예정된 국고채 등 입찰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5년물 1조7천500억원을 입찰한다. 한국은행은 통안채 1년물(1조원)과 91일물(1조3천억원)에 대한 입찰을 실시한다.

▲美 주가.채권금리 동반 급등 =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의 10월 비농업부문 고용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온 것에 힘입어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67.80포인트(1.08%) 상승한 15,761.78에 거래를 마쳤다.

미 노동부는 10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20만4천명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 조사치 12만명 증가 전망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9월 고용은 당초 14만8천명 증가에서 16만3천명 증가로, 8월 고용 역시 19만3천명 증가에서 23만8천명 증가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9월 7.2%에서 7.3% 올랐다. 시장에서는 7.4%를 예상했다.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한 모습을 보임에 따라 전문가들은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2월 자산매입 축소 여부를 논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지난 9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은 0.2% 증가하고 개인소득은 0.5% 증가했다고 미 상무부가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각각 0.2%, 0.3% 늘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톰슨로이터/미시간대에 따르면 11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는 전월 최종치인 73.2보다 낮은 72.0을 보였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 75.0을 밑도는 것으로 2011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것이다.

(정책금융부 채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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