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CJ제일제당에 2013년은 한 마디로 '잊고 싶은 해'다.

그동안 성장을 이끌던 사료용 아미노산(라이신)의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CJ제일제당은 올해 매 분기 악화한 실적을 내놨기 때문이다. 그나마 생물자원부문(舊 사료부문)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식품부문에서도 '구조혁신'에 따른 이익률 개선이 나타나고 있어 그나마 아쉬움을 달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부진했던 바이오부문에서 내년 신제품을 생산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크게 성장하는 생물자원부문을 통한 글로벌화를 지속할 예정이다.



◇2013년, 아쉽지만 가능성 봤다 = CJ제일제당은 올해 경기침체와 대형마트 의무휴업 등 제도적 악재에 따라 매출 성장세가 둔화됐다.

특히 글로벌 라이신 가격이 폭락하면서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전년동기대비 각각 49.13%와 42.2% 감소한 영업이익(개별기준, CJ대한통운 제외)을 거뒀다. 달러-원 환율 마저 '롤러코스터'를 타자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순이익마저 크게 줄었다.

통제할 수 없는 외부적 영향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올해 내부적으로 조직을 추스르는 데 힘썼다.

식품부문에서 비주력 상품을 과감히 정리하고 쓸데없는 비용을 줄이는 '구조혁신'에 돌입했다. 지난 3분기만 해도 CJ제일제당의 식품부문은 일련의 혁신에 판매 및 관리비는 3.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0.5%포인트 증가했다.

생물자원부문에서도 가능성을 봤다.

CJ제일제당의 생물자원부문 누적 매출은 3분기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사료부문의 전체 매출액 중 67%를 해외에서 거둬 주목을 받았다. 그룹 매출의 70%를 해외에서 창출하자는 '그레이트 CJ'가 잘 발현된 셈이다.



◇CJ제일제당, 재무구조 '터닝 포인트' = CJ제일제당은 내년에 재무구조 개선에 치중한다.

올해만 해도 미국에 바이오공장을 짓는 등 신규 설비투자가 있어 막대한 자금이 들어갔지만, 내년부터 딱히 '큰돈' 쓸 일이 없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의 부채비율은 지난 2010년 말 84.09%에서 올해 3분기 말 130.43%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차입금의존도도 22.56%에서 38.45%로 올랐다.

늘어난 차입금에 따라 CJ제일제당이 올해 3분기 말까지 지불한 금융비용은 역대 최대인 1천167억원으로 나타났다.

CJ제일제당은 이에 따라 일단은 삼성생명 주식을 매각한 자금 3천억원으로 차입금에 대응할 예정이다. 회사는 내년 7월 2천억원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블록딜해 마련한 자금은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은행의 한 관계자는 "CJ는 여러 기업 중에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편"이라면서 "자금을 조달한다면 공모방식보다는 금융비용을 낮출 수 있는 사모 회사채나 장기 CP(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등을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신제품으로 승부한다 = 재무구조개선을 단행하는 가운데, CJ제일제당은 신제품으로 승부를 볼 예정이다.

최근에 개발을 마친 사료용 아미노산 'L-메치오닌'과 '발린' 분야의 시장규모와 성장성이 크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한다는 것이 CJ제일제당의 계획이다.

아울러 이는 바이오부문의 제품군을 확대해 라이신에 대한 이익 의존도를 점차 줄이겠다는 의도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당분간 라이신값의 반등은 어려워서 다양한 라인업으로 반전을 노리겠다는 뜻"라고 설명했다.

글로벌화가 한창인 생물자원부문도 CJ제일제당의 성장을 견인할 전망이다. 생물자원부문은 CJ제일제당의 사업부 중 유일하게 올해 매분기 매출액 증가율이 전년대비 두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식품부문에서도 달러-원 환율이 안정세인 데다 곡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이익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식품의 이익기여도가 65% 수준으로 확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선택과 집중'을 위해 고강도 구조혁신활동을 통한 체질개선이 이뤄졌다"면서 "내년에 나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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