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다정 기자 = 미국 주식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에서 돈을 빼고 있다고 CNBC가 10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씨티그룹과 시장조사기관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난 1주간 주식형 뮤추얼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약 28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부채 한도의 증액 문제로 주가가 급락했던 2011년 8월 이후 주간 규모로는 최대다.

주식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은 최근 투자자들이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로 주식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85% 하락했다. 중국과 미국의 경제 성장에 대한 회의론이 부각된 데다 신흥국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고조된 때문이다.

주식에서 돈이 빠져나가면서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이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됐던 '그레이트 로테이션'도 퇴색되고 있다.

월가의 전문가들은 지난 6주간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도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금융정보지 가트먼 레터의 데니스 가트먼은 "이것이 약세장이라고 결코 말하고 싶지는 않지만, 앞으로 매우 심각하고, 지속적인 조정 국면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미 개인투자자연합(AAII)은 전주 주식시장 약세 심리가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미 개인투자자연합의 로트블러트 부사장은 경기 확장세가 멈추면 당장 기업들의 수익이 타격을 입고, 이는 주식 밸류에이션에 의구심을 낳을 것이라며 경제 성장과 관련해 아무도 앞일을 알 수 없는 점이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S&P캐피털의 샘 스토벌 주식 전략가는 모멘텀 지표와 최근의 주가 하락을 고려할 때 최근의 움직임이 단순한 매도세라기보다는 더 심각한 상황을 예고하는 듯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그동안 S&P500지수가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확고히 믿어왔었다"고 말했다.

스토벌은 다만 주식시장이 급격히 5% 이상 빠지거나 40일간 천천히 약세를 보인다고 해서 약세장으로 바뀌는 경우는 드물다며 장기적으로 미국 주가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주가가 단기 급락하면 이는 훌륭한 매수 타이밍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j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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