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태문영 기자 = 중국의 1분기(1~3월) 경제성장률을 보는 시장의 해석이 분분하다.

16일 발표된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시장의 예상을 소폭 상회하자, 일각에서는 통계 당국이 성장률을 '마사지'해 실제보다 높게 끌어올렸을 것으로 의심했다.

기저효과에 따라 성장률이 높아 보인 것에 불과하다는 진단도 나오는 한편, 경기가 실제로 개선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에 따르면 1분기 GDP는 전년대비 7.4%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2년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나, 시장 예상치인 7.3%보다는 높았다.

GDP와 함께 발표된 다른 경제지표에서도 경기 둔화가 나타났지만, 시장이 우려했던 것만큼 심각하지는 않았다.

3월 산업생산은 8.8% 증가해 1~2월의 8.6%보다 높았고, 같은 달 소매판매는 12.2% 증가해 1~2월의 11.8%보다 높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부 이코노미스트들은 통계 당국이 GDP 수치를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경기 개선 쪽에 무게를 실었다.

리우리강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는 "GDP보다는 산업생산 등 월간 지표가 중국 경제 상황을 더 잘 나타낸다. 월간 경제지표 결과만 보면 시장이 1분기 GDP로 예상했던 7.2%~7.3%가 맞는 수치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리우 이코노미스트는 "따라서 NBS가 시장 기대치를 관리하고자 GDP 수치를 약간 부풀렸으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중국 경제는 심각하게 둔화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당국은 성장률이 시장의 예상보다 낮았음을 인정했어야 한다. 그랬다면 신속히 재정적 경기부양책을 실행해야 한다는 긴박함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통화적 경기부양책을 실행할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줄리안 에번스-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기저효과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1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은 경제가 어느 정도 개선됐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작년 1분기 경기가 급격하게 둔화하면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기저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나, 2분기 성장률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비해 루이스 쿠이스 RBS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지표 결과에 비교적 안도했다는 반응이다.

쿠이스 이코노미스트는 "GDP가 예상보다 약간 높았고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지도 않았다. 다만, 경기둔화가 여전하긴 하다. 소비와 서비스부문이 양호해 경제에 버팀목이 됐다.

그는 "경기가 둔화하긴 했지만 급격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주는 이번 지표는 당국이 대규모 경기부양책 없이 이달 초 도입한 미니 경기부양책을 계속 이어가게 할 것"으로 전망했다.

my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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