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올 1분기 은행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2분기 은행 실적이 개선되면 주가도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은행의 구조적인 실적개선이 당분간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돼야 본격적인 실적회복이 가능하고, 주가도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KB금융의 주가는 3만5천200원으로 작년 말보다 약 16.6% 하락했다. 하나금융은 3만6천350원으로 하락률(-17.1%)이 가장 컸다. 광주·경남은행 분리를 위해 지난 29일부터 거래가 정지된 우리금융은 1만1천650원으로 12.4% 떨어졌다.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둔 신한지주의 주가는 4.8% 하락한 4만5천원을 기록해 비교적 선방했다. 하지만 하락률은 코스피 지수(-2.4%)보다 높아 주요 금융지주사의 주가가 모두 코스피 대비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처럼 은행지주사의 주가가 맥을 못 추는 이유는 실적개선 기대감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약 1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7천억원에 비해 25.3% 줄어들었다. 풍부한 시중 유동성과 은행간 경쟁 심화에 따른 대출금리 하락으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탓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NIM이 바닥을 찍었다고 보고 있지만, 큰 폭의 반등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가 올라야 이자이익이 늘어나는데, 경기회복 불확실성으로 한국은행이 쉽게 금리를 올릴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비이자이익도 크게 늘기 어렵다. 비이자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이익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국내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1조1천억원으로 전년동기 및 전분기 대비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작년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 수수료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지만 금융소비자보호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면서 업계 논의는 중단된 상태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실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저금리·저성장으로 ROE가 7%를 넘기 힘들 정도로 은행 살림살이가 줄었다"며 "금리가 인상돼 NIM이 상승하고 수익 회복속도가 빨라진다면 은행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겠지만 그 전까지 박스권 매매를 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고정금리대출 비중 확대에 따른 혼합형금리 상품 판매로 NIM 압박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 기관의 은행주 보유비중이 여전히 과도하고,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도 강하지 않아 강한 반등을 기대하긴 무리"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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