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삼성그룹의 종합 시스템통합(SI) 기업인 삼성SDS가 연내 기업공개(IPO)에 나서기로 결정하자 시가총액만 최소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시가총액이 10조원대인 LG전자에 맞먹는 거대 기업이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8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삼성SDS의 장외시장 주가는 14만∼15만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를 토대로 발행주식수를 곱한 단순 시가총액 규모만 11조원대에 이른다.

삼성SDS가 지난해 거둔 상각전영업이익(EBITDA)는 9천436억원. 이를 감안한 '기업가치(EV)/EBITDA'는 약 10배 수준이다.

포스코그룹의 SI 계열사인 포스코ICT의 9.4배 보다 다소 높지만 SK그룹 계열의 SI 기업인 SK C&C의 28.8배에 비하면 한참 못미친다.

SK C&C의 경우 그룹 총수인 최태원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으면서 지주사인 SK㈜를 지배하는 옥상옥 구조의 기업이다. 지난해 EBITDA가 2천789억원에 불과하지만 지분법에 따른 이익이 상당하다는 점 등이 고려된 이유다.

그렇다 치더라도 SK C&C와 비교해 삼성SDS가 저평가 돼 있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이익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다. 삼성SDS는 전자와 석유화학, 건설,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삼성그룹내 유일한 SI 업체로서 안정적인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IT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에서 발생하는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다.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 또한 이러한 배경이 있어서다.

지난해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순이익이 다소 줄긴 했지만 이미 전년에 4천억원대를 달성했고, 향후 5천억원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정적인 수익성은 견조한 재무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다. 사실상 무차입 경영 상태다. 현금성자산이 차입금 보다 10배 이상 많은 현금부자이기도 하다. 당연히 부채비율은 50%를 밑돌 정도로 탄탄하다.

상장시 구주와 신주 매출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할 지 아직 정해진 게 없지만 신주 발행을 통한 주가 희석 등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 수준 이상으로 공모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삼성SDS가 그룹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는 점에서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삼성 측에서는 기존의 대주주 지분율은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들이 도출될 수 있다.

IPO 전문가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이건희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구주를 IPO 과정에서 매출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면서도 향후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종잣돈을 마련할 수 있는 기업인 만큼 최대한 공모가를 끌어 올리기 위한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추고 지속적인 투자 확대 기조를 통해 성장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업가치 상승도 덩달아 동반될 가능성이 커 공모가 산정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삼성SDS는 이날 IPO를 진행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M&A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고 글로벌 ICT 업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동수 삼성SDS 대표는 "클라우드와 빅데이트, 사물공간 등 신성장 기술을 확보해 통신과 헬스케어, 리테일ㆍ호스피탈리티 등 분야에서 솔루션 및 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외사업을 적극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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