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성진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력 감축과 연봉 삭감 등의 고역을 치르고 있는 월스트리트의 대형 금융기관들이 주요 수익 창구 중 하나인 채권 트레이딩이 증가하면서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매출의 절반 정도를 채권사업에서 내는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건 등은 올해 1분기에 1년 만의 최고 분기 실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샌포드 번스타인의 브래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채권 트레이딩 부서는 볼커룰과 신용등급 연쇄 강등, 구조조정 등 악재에 직면한 상황이지만, 올해 1분기 실적은 개선될 것 같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회사채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채권, 국채 등을 더한 미국 채권시장의 올해 1~2월 거래량은 지난해 4분기보다 6%가 많았다.

채권 발행과 투자 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회사채 발행과 투자가 늘었다.

저널은 펀드정보업체 리퍼와 시장조사업체 딜로직 등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들어 고수익 회사채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에는 145억달러가 유입돼, 이미 지난 한해 유입액 138억달러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올해 고수익 회사채 발행량은 지난해 4분기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에 따르면 투자 부적격 등급 회사채와 우량 회사채는 올해 각각 5%와 2.8%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로 유럽 금융기관들이 시장에서 철수한 까닭에 월가 기관들이 반사 이익을 누린 면도 있다고 저널은 분석했다.

골드만삭스가 지난 1월 정크등급인 독일의 최대 케이블방송사 카벨 도이치란드가 발행한 7억5천만달러의 회사채 판매를 맡은 것이 이런 사례다.

그러나 올해 1분기 채권 트레이딩 실적 증가폭은 지난해 1분기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저널은 예상했다.

월가 금융기관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해 여전히 채권 보유량을 늘리는 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에 따르면 월가 금융기관들이 보유하고 있는 만기 1년 이상의 회사채는 424억달러 수준으로, 이 수치가 1년 내내 2천억달러를 웃돌았던 지난 2007년과 비교하면 크게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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