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 (※포스코 제공)>



(찔레곤<인도네시아>=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포스코가 인도네시아 찔레곤에 일관제철소(크라카타우포스코)를 짓기로 결정했을 때 가장 큰 걱정거리는 현지 국민들의 국민성이었다.

특유의 더운 기후에도 불구하고 어딜 가도 먹거리가 풍부하다 보니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살 수 있는 좋은 나라라는 인식 때문이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인도네시아 현지기업과 힘을 합쳐야 기일 내 공사가 마무리되지만, 현지인들은 도저히 따라오지 못했다.

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은 15일(현지시간) "너무 쫓아오지 못해 '당신(인도네시아)들 공사까지 우리가 모두 할 수 있다'고 으름장도 던진 적도 있다"고 회상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장관과 무역부장관도 민 법인장에게 공정이 제대로 되고 있느냐고 수시로 물어왔다. 인도네시아에서 공정률이 목표한 대로 흘러가는 사례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참석하는 준공식을 한 달 정도 미루자고까지 제안해 왔을 정도다.

민 법인장은 "아무래도 정해진 시일 내 공사가 완료되지 않을까 해서 그런 제안을 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나 결국 포스코는 당초 목표대로 지난해 12월23일에 모든 공사를 마쳤다.

슬라브와 건설ㆍ조선용에 쓰이는 후판 150만t씩 생산할 수 있는 동남아시아 최초의 일관제철소를 공기 안에 모두 지은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철강 생산능력은 단번에 43% 늘었다. 철강소비의 60%를 수입으로 충당하는 인도네시아에 역사가 된 날이다.

당시 유노요도 대통령은 "인도네시아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제철소 공사 과정에서 다소간의 불협화음은 있었지만 지금은 든든한 파트너로서 협력관계가 지속되고 있다.

정태수 크라카타우포스코 대외협력부장은 "한국인과 인도네시아인이 모두 새로운 성공신화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한뜻이 돼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 다양한 사회활동도 벌이면서 현지화를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9월부터 제철소 인근에 있는 사망라야마을과 꾸방사리마을, 뜨갈라뚜마을 등의 학교 인프라 개선 작업에 나섰다. 낙후된 지역 상황을 감안해 학교에 필요한 교육기자재를 지원하고, 화장실과 도서실 등 시설물 개선 작업을 통해 쾌적한 교육환경을 만들어주는데 적극적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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