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정선미 특파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양적완화 정책에 나설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는 22일(유럽시간) 유럽 의회 증언을 앞두고 배포한 자료에서 "ECB의 권한 내에서 추가적인 비전통적 도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으며 낮은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오래갈 위험을 진정시키고자 필요하다면 비전통적 정책의 구성이나 규모를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드라기 총재의 발언은 대규모 국채 매입, 즉 양적완화의 여지를 열어둔 것으로 분석됐다.

ECB는 지난 4일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커버드본드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 정책의 목표는 ECB의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현재 2조달러 규모인 대차대조표를 2012년 초 2조7천억달러에서 3조달러 수준이었던 것으로 되돌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지난 18일 ECB는 4년물 목표물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통해 유로존 255개 은행이 모두 826억유로를 대출했다고 밝혔다. 이는 1천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란 시장의 예상을 밑도는 것이다.

드라기 총재는 증언에서 TLTRO 규모는 "ECB가 예상한 할당량의 범위 내에 있었다"면서 오는 12월 추가로 진행될 TLTRO를 함께 평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CB의 부양책 등에도 유로존 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여름 경기 조사 등을 통해 3분기도 취약한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드라기 총재는 "경기 확장세를 둘러싼 리스크가 분명히 하걍 쪽으로 쏠려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유로존 각국이 성장 잠재력을 제고하고자 ECB의 노력에 걸맞은 경제 개혁에 나서지 않는다면 성장률 부양을 위해 ECB가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고 경고했다.

드라기 총재는 "용감한 구조 개혁과 기업부문의 경쟁력 개선은 기업 여건을 높이는 데 핵심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구조 개혁이 없다면 어떤 통화 및 재정 부양책도 의미있는 효과를 거둘 수 없다"고 말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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