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경원 기자 = 유럽채권시장은 17일(유럽시간) 스페인 단기국채가 무난하게 발행된 이후 추가 이벤트를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는 19일 스페인의 장기국채 입찰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로존 국채매입프로그램(SMP) 재개 여부가 단기 시장 향방에 더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스페인 재무부는 이날 12개월물과 18개월물 등의 단기국채를 31억7천800만 유로 규모로 발행했다. 이는 정부의 목표치인 최대 30억유로를 웃도는 것이다.

응찰수요를 가늠하는 응찰률은 12개월물과 18개월물 국채 모두 2.90배와 3.77배로 지난 3월20일 입찰 당시의 2.14배와 2.93배에서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국채가 예상보다 많이 팔릴 만큼 수요는 양호한 편이지만, 조달금리 급등은 스페인의 재정건전성과 경제에 대한 불안심리가 크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12개월물 낙찰금리는 연 2.623%로 지난 입찰의 1.418%보다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18개월물 금리도 1.711%에서 3.110%로 올랐다.

무엇보다 19일 스페인의 장기국채 입찰이 투자심리를 가늠할 더 실질적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달 들어 유통시장에서 스페인 국채 매물이 쏟아진 뒤 실시되는 첫 장기국채 입찰이다.

라보뱅크의 리처드 맥과이어 채권담당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투자심리는 모레 있을 2년물과 10년물 등의 장기국채 입찰로 더 잘 파악할 수 있다"며 "오늘 단기국채 입찰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ECB의 대규모 장기 유동성 공급 효과가 사라진 상황에서 ECB가 스페이 우려를 잠재우고자 추가 개입에 나설지를 주목하고 있다.

ECB는 최근 몇 주 동안 유로존 국채를 사들이지 않았지만, 베느와 쾨르 ECB 집행이사는 지난 11일 "ECB는 몇 달간 유로존 국채 매수 개입에 나서지 않았으나 시장을 안정시킬 수단을 갖고 있다"며 스페인 국채 매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오후 12시10분(런던시간) 유통시장에서 스페인의 10년물 국채금리는 전일보다 15bp 하락한 5.89%에 거래됐다.

그러나 런던 소재 금융권의 한 채권 딜러는 "고공행진을 벌이던 스페인 국채금리가 하락한 이유는 스페인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기보다는 헤지펀드들이 숏커버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k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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